재수생인 외아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화풀이를 했다는 상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외아들 성적 듣고 책상에 자료 던진 부서장… “사극 속 왕인 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기 자식 수능 망쳤다고 XX하는 상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우리 회사 부서장이 재수생 외아들 수능 망칠까 회의도 물리고 단식하더니, 수능 끝나고 부서장 회의 마치고 와서 책상에 자료 던지고 소리 겁나 크게 지르고 ‘어떻게 됐다고? 결과만 말해’ 업무 중 사적 통화하면서 안 좋은 분위기를 조성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결재할 거 싹 다 물리더니 30분 일찍 퇴근했다. 사극 드라마에서 보던 왕인 줄 알았다”며 “나는 오늘 결재 받아서 고객사에 결과물 제공해야 되는데, 피드백도 안 주고 결재도 안 해주고 퇴근해 버려서 야근했다”고 호소했다.
이튿날 A 씨의 컨디션은 난조상태였지만, 부서장에게 보고할 내용이 있어 왕복 3시간을 이동해 출근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서장은 팀원들에게 말도 없이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부서장 수능 성적 때문에 심기 불편하니 이해해 달라”…달래는 팀장
며칠 후 팀장은 고급 중식당에서 점심 회식을 제안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라고 생각했지만, 회식 자리에서 전한 내용은 달랐다. 팀장은 “부서장이 아들의 수능 성적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니 당분간 조심하고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서장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본인 자식 성적 때문에 왜 남의 자식들에게 화풀이하냐”, “회사에서도 저러는데 집에서는 얼마나 할까”, “부모가 저렇게 사는데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게 더 이상하다”, “저럴 때일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는 “자업자득이다”라며 부서장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