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그림, 맛집 정리, 게임”…국감 중 ‘딴짓’하는 의원들


국감장에서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고릴라 스케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도 맛집 정리, 모바일 게임, 코인 거래 등 반복되는 ‘딴짓 국감’ 행태가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뉴스1
● ‘고릴라 스케치’ 논란 유영하 의원 “아무 의도 없었다”
27일 독립언론 ‘미디어몽구’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국감 도중 노트북 화면에 띄운 고릴라 이미지를 따라 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회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부동산 정책을 점검하던 자리였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고릴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 “맛집 정리, 모바일 게임”…국감장서 반복되는 ‘딴짓’

네이버 지도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국회의원 맛집 리스트’. 지난 2024년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왼쪽)이 국정감사 도중 작성한 맛집 리스트(오른쪽)가 알려지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출처=뉴시스, 네이버 지도 캡처)
작년 10월,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동료 의원의 질의 도중 ‘맛집 리스트’를 작성하는 모습이 보여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리스트의 제목인 ‘슴슴하지만 가슴…’이 화제가 돼 ‘국회의원도 가는 찐맛집’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방통위원장의 불출석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고 있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국감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다. (출처=뉴스1)
이 밖에도 2022년 권인숙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체스 게임을 하다 사과했고, 2014년에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국감 중 비키니 사진을 보는 장면이 찍혀 논란이 됐다.
● 딴짓이 ‘정치 생명’ 흔든 사례도

국회 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으로 논란이 됐던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대기업·언론사 관계자 이름과 액수가 적힌 명단을 26일 텔레그램을 통해 보좌진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출처=뉴스1·서울신문)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본회의 도중 보좌진과 ‘딸 결혼식 축의금 명단’을 주고받는 문자가 포착됐다. 최 의원은 “논란 소지가 있는 일부 금액을 반환하려던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텔레그램을 활용해 대화하고 있다. (출처=MBN)
● 심할 경우 징계까지…”윤리 기준 강화 필요”

‘허위 재산 신고’로 재판에 넘겨진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관련 1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정우용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출처=뉴시스)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김성수 교수는 “행위 자체만으로 징계하기는 어렵고, 정치 전략인지 단순 실수인지 구분하기도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건 국민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며 “공식석상에서 딴짓을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 징계보다 더 무서운 건 국민의 투표이며, 언론이 꾸준히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