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착각에 장화 신고 이웃 밟고 걷어찬 70대…2심도 징역 17년

황수영 기자 2026-03-27 16:05

층간소음을 일으킨다는 착각에 이웃 여성을 폭행해 살해하려 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뉴시스

층간소음을 이유로 이웃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살해하려 한 70대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17년의 중형이 유지됐다. 소음이 없다는 확인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쌓인 오해가 결국 범죄로 이어진 사례다.

27일 대전고법 제1-2부(부장판사 이선미)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72)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행의 정도와 지속성, 피해 회복이 어려운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살해 의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9일 오후 1시 38분께 대전 동구 한 아파트 출입구에서 윗집 이웃 여성 B 씨(68)를 마주치자 “왜 잠을 못 자게 사람을 괴롭히냐”며 멱살을 잡아 넘어뜨린 뒤, 발로 걷어차고 밟는 등 57차례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피해자가 쓰러진 이후에도 머리채를 잡고 약 15m를 끌고 가며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2년부터 B 씨가 층간소음을 낸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관련 민원 조사에서 실제 소음은 확인되지 않았고, 그럼에도 A 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 1심·항소심 모두 “살해 의도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현재까지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상당한 추가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징역 17년과 함께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형량이 과도하다고 다퉜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장화를 신고 있어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등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항소심에 이르러 1000만 원을 추가 공탁했지만 피해자 측이 수령을 거부하며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유리한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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