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뉴욕 딜북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최근 유가 급등과 관련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진=Getty Images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운용자산 약 2경 원)의 래리 핑크 회장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100~150달러 수준에서 수년간 이어지면 매우 가파르고 혹독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특히 이란과 중동 정세가 향후 유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봤다. 갈등이 완화되면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지만, 긴장이 지속될 경우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 “고유가는 사실상 역진세”…서민 부담 커진다
이에 따라 각국은 특정 에너지원에 의존하기보다 석유·가스와 함께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를 병행하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값싼 에너지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장과 생활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는 얘기다.
● “AI 경쟁의 핵심은 전기”…투자 흐름도 바뀐다
핑크 회장은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AI 거품론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경쟁의 핵심이 반도체가 아니라 에너지 비용이라고 짚었다.
그는 “기술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충분히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AI 확산의 가장 큰 제약은 칩이 아니라 전력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엔 “0%”
일각에서 제기되는 ‘2008년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핑크 회장은 “당시와 유사점은 전혀 없다”고 단언하며 현재 금융 시스템이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대학보다 기술”…AI 시대, 일자리 기준이 바뀐다
AI 확산은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핑크 회장은 전기공, 배관공, 용접공 등 이른바 ‘손 기술 기반 직업’의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확산은 일부 기업과 투자자에게만 이익이 집중되며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력 인프라와 물리적 설비를 다루는 직종에서 고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어 “전후 미국은 모든 젊은이에게 대학 진학을 권장하는 교육 체계를 구축했지만, 결과적으로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는 전기공이나 배관공 같은 직업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커리어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AI가 사무직 중심의 일자리를 일부 대체하는 대신, 에너지·인프라·설비와 같은 ‘물리적 영역’의 기술직 수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 팩트 필터|핵심만 보면
유가 150달러 장기화 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
AI 경쟁의 핵심 변수는 ‘전력 비용’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은 낮음
기술직 중심으로 노동시장 변화 전망
유가 150달러 장기화 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
AI 경쟁의 핵심 변수는 ‘전력 비용’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은 낮음
기술직 중심으로 노동시장 변화 전망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