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미국 브리지워터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 AI 투자 과열 속 ‘거품론’이 확산하자 레이 달리오는 “아직 매도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함께 월가의 ‘버블 vs 반버블’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엔비디아의 기록적 실적에도 불구하고 AI 기업들의 수익화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그는 “거품은 맞지만 아직 터질 조건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그는 ‘거품의 형성과 붕괴’를 통화정책 사이클과 연결 지으며 투자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매도보다, 구조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 “거품 맞지만 당장 붕괴 가능성 낮아”…달리오의 핵심 논리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이 거품 국면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AI 투자에서 빠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낸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달리오는 거품이 붕괴하는 시점은 시장이 강제로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 순간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부유층 대상 자산세 등과 같은 요인이 매도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두 조건이 가까운 시일 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지금은 아직 ‘위기 국면’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정교하게 예측했던 그의 발언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적지 않은 무게를 더하고 있다.
● AI 버블론 왜 불붙었나…수익화 미비·순환 거래·밸류에이션 부담
달리오는 시장의 ‘거품’을 새로운 기술로 창출된 부가 빠르게 불어나고, 그 부의 실질적 주체와 구조가 불명확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올해 내내 생성형 AI 열풍이 과거 기술 버블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 “AI는 버블 아니다” 반론…엔비디아·골드만의 정면 반박
반면 AI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발표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매출 570억 달러(전년 대비 +62%) 를 기록하며 AI 투자가 오히려 더 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엔비디아는 11~1월 분기 매출도 650억 달러(+65%) 로 전망했다.
● 투자 과열 신호도 뚜렷…“수익성 판단은 결국 시간의 문제”
다만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 비용 폭증’이 실제 장기 수익으로 이어질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AI에 과도하게 투자(overinvesting) 하고 있다”는 응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 시장에 일부 거품이 존재하는 것도 맞다”면서도 “AI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그 과잉 여부는 앞으로 수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달리오가 말한 “거품은 맞지만 아직 터질 때가 아니다”라는 발언이 설득력을 갖는 지점이다.
AI 투자를 둘러싼 월가의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말을 맞은 투자자라면, 단기 가격 변동보다 ‘금리·정책·수익구조’라는 거시적 조건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번 논쟁은 중요한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