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원 도시락’ 나눠 먹던 中노부부, 11억 기부하고 떠났다

김영호 기자rladudgh2349@donga.com2026-07-07 17:26:32

두 부부의 생전 모습. SCMP·웨이보 갈무리
6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은퇴한 교사와 의사인 두잉룽(杜英榮)과 그의 아내 루쑤잉(盧素英)의 선행을 소개했다.
● “은퇴 자금 남겨둬라” 직원 만류에도…
부부는 그 자리에서 어린이 10명을 지원할 수 있는 50만 위안(약 1억1000만 원)을 기부했고, 이어 450만 위안(약 9억9000만 원)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거액을 선뜻 내놓았지만, 정작 둘의 삶은 누구보다 검소했다. 당시 부부를 찾은 병원 직원이 낡고 허름한 집을 보고 “은퇴 자금을 좀 남겨두라”라고 만류할 정도였다.
하지만 부부는 “우리 둘 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금도 받고 저축한 돈도 있으니 큰돈은 필요 없다”며 기부를 고집했다. 결국 이 기부금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455명의 치료에 사용됐다.
몇 주 후 두잉룽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내 루쑤잉(92)은 집을 지키다 지난해 8월 별세했다.
● 부러진 안경과 빼곡한 가계부…검소한 생활에도 실천한 ‘나눔’
이후 자선재단은 부부의 집을 찾았다. 그곳에선 낡은 가구와 다리를 반창고로 고정한 안경이 발견됐다.
이같은 검소한 생활에서도 부부는 지역 사회에 온정을 나눠왔다.
2010년 칭하이성 위수 지역이 지진 피해를 입자 1만 위안(약 220만 원)을 기부했고, 식수난 지원 사업인 ‘어머니를 위한 물탱크’에도 1만 위안을 냈다.
2013년에는 쓰촨성 지진 피해 지역에 8만 위안(약 1760만 원)을, 현지 학생 교육을 위해 2만 위안(약 440만 원)을 기부했다.
부부의 장례는 마지막 뜻에 따라 지난 4월 해양장으로 치러졌다. 자선재단은 “이 두 분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할 수도 있지만, 도움을 받은 455명의 아이들은 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