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곰 만나면 이렇게”…日 사상자 급증에 ‘교육 애니’까지 등장

김영호 기자2026-05-31 12:00:00
공유하기 닫기

일본 내 야생곰 사상자가 3배 급증하자 일본 정부가 아동용 경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배포에 나섰다. 해당 영상의 갈무리. 일본 문부과학성 유튜브 채널

일본에서 야생곰 출몰로 인한 인명 피해가 3배 가까이 급증하자 정부가 어린이 대상 교육 애니메이션까지 제작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회계연도 곰 공격으로 인한 부상자는 238명,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에는 도쿄 근교에서도 곰 목격과 공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29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곰을 마주치지 않기 위한 세 가지 약속’이라는 제목의 교육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보호자 없이 혼자 걸어 등교하는 약 6세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제작됐다.

애니메이션 도입부에는 입에서 침을 흘리며 포효하는 거대한 노란색 곰이 등장한다. 이어 “이런 길가에서 곰을 마주칠 리가 없잖아”라며 걷던 아동이 야생곰을 만나거나, 혼자 등교하던 아동이 곰에게 습격당하는 등 여러 상황이 연출된다.

영상은 어린이들에게 과거 곰이 목격된 장소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며 큰 소리를 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만약 곰과 마주쳤을 경우에는 등을 돌리지 말고 천천히 거리를 벌려야 한다고 안내한다.

다만 온라인에서는 영상의 연출 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위협적이라기보다 귀엽게 보인다”, “어린이들이 한 번 보고도 위험성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의 표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부상·사망자 속출…도쿄 근교에서도 “곰 봤다” 제보

최근 일본은 급증한 야생곰 출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곰 목격 건수는 5만776건으로 집계됐다.

곰 공격으로 다친 사람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23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전년도 3명에서 13명으로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사냥꾼을 동원하거나 덫을 설치하는 등 개체 수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보고된 곰 목격 건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곰 출몰 지역이 기존 동북부를 넘어 수도권 인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도쿄 인근 산악지대인 오쿠타마 지역에서 홀로 하이킹하던 러시아 남성이 곰 공격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개체 수 조절과 함께 교육 콘텐츠 제작, 대국민 홍보 등을 병행하며 곰 피해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