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19금 콘셉트’ 막을 길 없다

유지혜 기자yjh0304@donga.com2022-10-19 06:30:00

웨이브 ‘잠만 자는 사이’(왼쪽),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 등 일부 연애 예능 콘텐츠들이 시청자들로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웨이브·쿠팡플레이
최근 공개된 웨이브 ‘잠만 자는 사이’는 8명의 남녀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데이트를 하며 짝을 찾는 내용이다. 데이트 상대로 지목된 참가자가 한 침대에서 밤을 지새우는 설정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지어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참가자들이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서로 허벅지를 쓰다듬는 등 아슬아슬한 스킨십 장면을 부각해 비난을 받았다. 더욱이 제작진은 ‘19금’ 콘셉트를 내세우면서도 18일 기준 6회까지 ‘15세 이상 관람가’를 판정받아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키운다.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도 남녀 참가자의 손목을 체인으로 묶는다는 설정이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은 체인에 묶인 채 화장실에까지 함께 가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각 제작진은 이 같은 설정과 내용이 선정적이라는 지적에 “콘셉트만 그렇게 보일 뿐 내용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한다.
‘체인리액션’의 조미선 작가는 “체인은 (참가자간의)물리적 거리를 가깝게 해 감정의 변화를 고조시키는 장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하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을 낳는 일부 콘텐츠의 내용을 제도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는 점에 있다. ‘OTT 자율 등급제’를 규정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면서 관련 논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개정안은 내년 4월부터 OTT 사업자가 ‘제한관람가’ 등급을 빼고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관련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를 조정·취소할 수 있게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이문행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8일 “이미 자극적인 콘텐츠로 수익을 좇는 구조가 고착화한 상황에서 제도적 규제는 형식에 그칠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