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7번방’ 공주교도소 살인사건 집중 조명 (그알)

이슬비 기자misty82@donga.com2022-01-22 09:07:00

22일,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는 지난 12월 발생한 공주교도소 수형자 사망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죽어서 집에 온 아들
“얼마나 고통스럽게 갔나 생각하면 아주 그냥 말을 할 수도 없어요”
“3개월 동안 지옥에 있다는 거지, 지옥.”
-박상수 씨 유가족
지난 2021년 12월 21일 밤, 공주교도소에서 수형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작년 가을 공주교도소로 이송되어 출소를 3개월여 앞두고 있던 박상수(43) 씨. 그는 교도소 감방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7번방의 주인, 그는 참회하는 죄인인가, 가면을 쓴 악마인가.
“밤에 막 울기도 하고 그랬어요. 막 악마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 최창성(가명)과 수감생활을 했던 수용자 -
사건이 발생하자, 특별사법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숨진 상수 씨와 함께 생활하던 7번방의 수감자들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같은 방을 쓰던 3명의 수감자 모두 혐의를 부인했지만, 특별사법경찰은 상수 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피의자로 최 씨(가명)를 지목했다. 7번방에 함께 있던 상수 씨와 최 씨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작진은 올해 28살로 알려진 최 씨의 정체를 추적했다. 취재 결과, 그는 놀랍게도 7번방의 다른 수감자들과 달리 강력범죄를 저지른 무기수였다. 그의 혐의는 강도살인. 선고를 기다리며 재판을 받던 최 씨를 기억한다는 동료 수감자는, 최 씨가 조용히 반성하며 선처를 바라던 사람이었다고 증언한다. 하지만, 무기수로 확정되어 공주교도소로 이감된 후, 최 씨의 모습은 이와는 완전히 달랐다. 잔혹한 범행을 과시했던 최 씨를 수감자들 모두 두려워했으며, 그는 마치 공주교도소의 ‘범털’ 같은 존재로 생활했다고 말한다. 그런 최 씨가 머물던 7번방으로 숨진 박상수 씨가 이감되었던 상황. 7번방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크라임스쿨’, 그리고 ‘집주인’
“오랫동안 썩어 문드러져 왔으니까, 이제 빵 터진 겁니다.”
- 현직 교도관 -
본인의 범죄를 반성하며 동료 수감자 앞에서 눈물까지 흘렸던 최 씨는 어쩌다 또 한 번의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일까? 그것도 교도관들의 관리·감독을 받는 교도소 안에서의 살인.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실제 교도소 생활을 경험했던 수감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전·현직 교도관들도 만났다. 이들은 우리가 잘 몰랐던 담장 안 세상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교도소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건 교도관이 아니라, ‘집주인’이라는 은어로 불리는 중범죄자들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교화의 장소가 되어야 할 교도소가 오히려 ‘크라임스쿨’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재범률은 약 25%. 출소 후 3년 안에 4명 중 한 명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는 의미다. 재범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수용자 간 폭행 등 교정사고 발생률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교정 실패는 결국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 것일까?
사진=SBS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