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어린이’란 단어 들먹인 강정호, 그럴 자격 있나
송치훈 기자sch53@donga.com2020-06-23 14:55:00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상벌위원회를 통해 1년 유기 실격 처분을 받으며 KBO리그 복귀 길이 열린 강정호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강정호는 23일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징계 수위가 결정된 후 강정호는 소속사를 통해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강정호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직접 입을 여는 자리는 이날 기자회견이 처음이었다.
이날 강정호는 거듭 ‘어린이’, ‘유소년’을 언급하며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취지의 궤변을 늘어놨다. 미리 작성해 온 사과문에서도 강정호는 “모든 팬 분들,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보여드려 엎드려 사죄드린다. 비시즌에는 야구 관련 재능 기부를 하겠다. 야구장 밖에서도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또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유소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아이들에게 더 미안하고 그래서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에서 야구할 자격이 있는지 많이 생각했다. 스스로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국 어린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움을 주고 싶다”고도 했다.
강정호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만약 복귀를 못하더라도 어린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해 재능기부를 할 생각이다. 재능 기부 하러 가면 아이들이 좋아해줘서 더 미안하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다시 어린이들을 들먹였다.
강정호의 야구 실력은 이미 증명됐지만 이미 수차례 음주운전 전력으로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끈 그의 재능 기부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죄를 저질렀더라도 사회인으로서의 삶은 계속 살아가야하겠지만 왜 강정호가 굳이 야구로 보답할 기회를 팬들이 지켜봐야 하는지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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