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현철 정신과의사 성범죄의혹→“뒤탈없을 女들 골라…”

이슬비 기자2019-05-29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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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현철 정신과의사 성범죄의혹→“뒤탈없을 女들 골라…”

‘PD수첩’에서 김현철 정신과 의사를 둘러싼 ‘그루밍 성폭력’ 의혹에 대해 다뤘다.

28일 방송된 MBC ‘PD수첩’-‘굿 닥터의 위험한 진료’ 편에서는 2013년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후 일명 ‘무도 정신과 의사’로 알려지며 일약 스타 의사로 발돋움한 김현철 정신과 의사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김현철은 ‘무도’ 방송 후 TV와 라디오에서 종횡무진 활약했고 그의 병원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진료시간이 아닐 때에도 SNS를 통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다독이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은 환자들의 신뢰를 사기에 충분했다. 때문에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굿닥터’로 명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그는 ‘굿 닥터’가 아니었다. 환자 A씨는 지난 4월 김 씨로부터 성적으로 착취당했다고 주장했다. 김현철이 정신질환자의 취약한 심리를 파고들어 환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이른바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것.

A 씨는 방송에서 김현철이 작년 말 무렵부터 선물을 주기 시작하더니, 지난 1월 말 무렵에는 일본 여행을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면서  “만나면 모텔로 가기 바쁘고 호텔가고, 항상 모든 만남에 성관계가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상해서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니? 그냥 잠자리 대상으로 생각하니?’ 이렇게 묻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까 봐 혼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피해를 주장하는 환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2017년 김현철에게 성적으로 이용당했다며 그를 경찰에 고소한 B씨도 있었다. 3년 동안 김현철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B씨는 2017년 무렵부터 상담내용이 달라졌다면서 “제 진료와 관계없는 본인의 사적인 얘기 같은 걸 조금씩 지속해서 하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자신을 특별한 환자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는 B 씨는 김현철에게 연인의 감정을 느꼈다. 이러한 감정을 김현철에게 고백하자 그는 성관계를 요구했다. 두 사람은 총 5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B 씨는 “진료 보러 가면 자기가 성관계 하고 싶은 날은 그냥 진료실 안에서 호텔 예약 사이트를 열어서 마음대로 호텔예약을 하고 저한테 거기에 가 있으라고 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을 믿었기 때문에 ‘내가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너무 힘든 거다. 그 충격 때문에 제가 자살시도도 하고 다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제작진과 만난 김현철은 당당했다. “쌍방 녹음을 하자. 편파적으로 할까봐”라면서 자신이 강제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관계는 합의에 할 수도 있고 비합의에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자 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본인이 맨날 항상 마지막에 예약을 한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제가 퇴근해야 하는데 그분은 뭔가 일을 낼 거 같은 분위기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현철은 “2차 피해자라고 말씀하시는 분(환자A)은 내가 지금도 재판이 5월 30일에 잡혀있는데 그런 것 때문에 웬만큼 미친 사람 아니고는 성폭행을 할 수 없는 거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그 자체를 거절해야 하는게 상식아니냐”라는 질문에 “그래서 나는 거절을 하고 싫은 내색을 냈다. 달라붙은건 두 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현철 병원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들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습관적으로 환자나 직원을 성희롱하고 환자와의 내담 내용을 주변인들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직원은 “전이감정(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느끼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나중에 뒤탈이 없을 만한 사람만 골라서...”라며 김현철의 범행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또,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정도 이상의 양을 처방해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직원 및 환자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특히 ‘PD수첩’이 입수한 내부 자료에서는 의사면허 취소가 가능할 정도로 중대한 의료법 위반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현재 김현철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로부터 제명당한 것 외에는 어떤 처분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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