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연출 조웅, 극본 최보림, 제공 SLL, 제작 하이지음스튜디오, 221b) 5회에서 ‘방판 씨스터즈’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일즈 전략을 세웠다. 분석 결과, 구매 이력이 없고 구매 부담이 없는 고객, 즉 로얄클럽 사모님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문제가 있다면 이 클럽의 수장이 바로 복덕방 사장 허영자(정영숙)라는 점. 그녀는 한정숙(김소연)의 첫 방판을 ‘깽판 치고’, 이 사업에 합류한 오금희(김성령)에겐 “연을 끊자”고까지 한 장본인이었다. 정숙은 친구이자 영자의 딸 엄서연(전수지)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부족한 것 하나 없는 그녀의 유일한 관심사가 ‘남의 불행’이라는 힌트를 얻었다.
이에 영자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금희가 작전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영자가 차밍 미장원에서 머리를 하고 있을 때 등장한 금희는 방문 판매가 못마땅해 막말하는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환타지 란제리 때문에 원봉이 돌변, “마치 한 마리 짐승같았다”며 뜨거웠던 그날 밤에 대한 이야기를 은근히 흘렸다. 그러자 영자의 눈빛이 반짝였고, “요런 것에 관심이 1도 없지만, 이렇게 고생하는 사람을 어떻게 두고 보냐”며 란제리를 모두 구매했다.
사실 정숙은 성수가 불륜을 저지른 박미화(홍지희)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곤 또다시 큰 상처를 받았다. 그럼에도 “딱 한 번 실수다. 진짜 끝이라도 낼거냐”며 되레 자신을 나무라는 성수에게 대꾸도 못하고 움츠러들었다. 게다가 성수는 정숙이 편모 밑에서 자랐다는 걸 들먹이며, “민호도 똑 같은 팔자 물려줄 거냐”는 막말로 대못을 박았다. 미화의 임신은 그런 정숙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미화가 지난 8년이나 시도해도 안 됐던 아이가 불륜 직후 생긴 것이다. 그럼에도 미화는 “괜한 오해 말고, 분란 일으키지 말라”며 되레 정숙에게 쏘아붙였다.
정숙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바로 아들 민호였다. 이혼녀라는 낙인보다, 자신으로 인해 자식에게도 따라붙을 소문이 두려웠다는 엄마 이복순(강애심)의 고백에 깊은 고민에 빠졌고, 아빠를 많이 좋아하는 민호의 행복을 망치고 싶지도 않았다. 심란한 정숙에게 답을 준 이는 바로 형사 김도현(연우진)이었다. “짐작하지 말고, 아이한테 물어봐라. 아프더라도 후회가 덜한 길”이라는 것.
정숙은 성수를 불러 민호와 함께 마지막 소풍을 떠났다. 그리고 세 식구가 가장 행복했던 그곳에서 “이제 그만 내 인생에서 꺼져달라. 이혼하자”고 요구했다. 이전날 정숙은 “아빠가 웃으니까 엄마가 웃고, 엄마가 웃으니까 내가 웃었다. 동화책에서 보니, 행복은 서로 물드는 거래”라는 민호를 보며 각성했다. 불륜을 목격한 이후 성수의 미소가 역겨웠고, 진심으로 웃을 수도 없었던 그녀가 자신으로 인해 아들에게 물들 불행을 본 것이다. 남자의 바람을 한 번쯤은 참아줘야 한다고 암암리에 통용됐던 그 시절,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아들의 진짜 행복을 위해 당당히 행복한 이혼녀가 되기로 결심한 정숙이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