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출신 이계진이 힘들었던 과거를 되돌아봤다.
19일 아침 방송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KBS 아나운서 1기 공채 출신 이계진이 출연했다.
1990년대 최고 전성기 시절 귀농을 결정했다는 이계진. 그는 “이른바 잘 나가던 시절에 광주시로 왔다. ‘내가 지금은 잘 나가지만 어느날 방송에 출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골에서 사는 연습을 해서 방송을 안 해도 당황하지 않고 살 준비를 했다. 시골에서 내 힘으로 자연을 가꾸면서 살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왔다. 한 나절은 차 마시고 한 나절은 책 읽으면 노년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계진은 “대학교 다닐 때는 아버지가 1학기 입학금만 대주고 ‘나는 너를 가르칠 능력이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는 내가 2년제 교대를 나와서 빨리 선생님이 되기를 바랐는데 나는 문학이 좋아서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갔다. 나머지 7학기는 놀지도 못하고 여름방학에 집에도 못 가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다. 졸업할 무렵까지 그렇게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나운서는 편하게 한 것 같아 보이지만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못 맡았다. 입사 당시 성적도 좋았는데 쓰질 않더라. 무려 8년 짧은 뉴스만 했다. 월급 받기도 눈치 보였다”면서 “너무 힘든 세월을 살았다는 생각에 ‘뭘 다음 세상이냐.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어느 후배가 그 방송을 보고 울더라. 그래도 행복했다. 힘들었다는 이야기지”라며 웃었다.
이에 출연진들은 “선생님 얼굴에서는 전혀 힘들게 사신 모습이 없고 항상 여유로워 보이신다” “욕심이 없으신 가 보다”고 말했다. 이계진은 “욕심 없다. 가난했지만 돈을 좇지는 않았다. 광고 출연료도 그냥 준비된 대로 달라고 했다. 내 가치를 돈으로 매기기 싫었고 방송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