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31일 방송된 ‘우아달 리턴즈’는 밥을 한 숟가락도 먹지 않거나, 먹으면 뱉고 토하는 4살 아이의 식습관 고민을 살펴보다가 아이 내면에 숨어있는 문제까지 살펴봤다.
‘우아달 리턴즈’ 4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음식을 거부해 ‘저혈당’이 걱정되는 것은 물론, 화가 나면 물건을 때려부수고 바닥에 드러눕는 ‘미운 네 살’의 끝판왕이었다. 엄마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용품으로 식탁을 꾸며줄 만큼 정성을 쏟았지만, 아이가 너무 먹지 않을 땐 입 안에 음식을 억지로 떠먹였다. 밥 대신 간식을 주는 엄마와 아빠의 입장도 매번 달랐다. 순간순간 육아 원칙이 무너지고 부모가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아이가 하루종일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미디어 중독’이 우려됐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또 있었다.
전문가는 관찰을 통해 아이가 속상할 때 뭔가 때리거나 손가락을 빨면서 소파 뒤편 같은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래의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다 안되면 떼를 쓰는 것과 다른 양상이었다. 박소영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부모와의 애착행동이 보이지 않아요. 애착행동은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으로 나를 지켜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행동인데, 우리 주인공은 스스로 달래네요”라고 말했다. 식사 거부 문제로 ‘우아달’을 찾아왔지만, 더 심각한 건 부모와 아이 간에 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이었다.
박소영 전문의는 “아이가 엄마를 무서워하네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훈육일까요?”라고 물었다. 전문가가 본 가족들은,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행동 교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살림하느라 첫째가 화난 이유를 잘 살피지 못한 아빠와 생후 1개월 된 둘째를 돌보느라 바쁜 엄마 사이에 마음을 터놓지 못한 아이는, 검사 결과 사회성에서 하위 4%를 기록했다. 또래 아이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고, 혼자 놀거나 선생님과 놀았다. 겨우 33개월에 가족 누구에게도 공감 받지 못한 아이는 감정표현이 서툴 수밖에 없었고 문제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었다.
건강과 정서발달 둘 다 바로잡아야 할 전문가의 실전 코칭 시간을 맞아, 쉽고 간편하게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는 법이 소개됐다. 아이와 놀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 3가지(지시, 질문, 비난)와 해야 하는 5가지(칭찬, 반영, 모방, 묘사, 즐기기)가 제시됐다. ‘교감’이 절대적인 포인트이며, 단순한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아이와 놀이할 때 좋은 행동을 집중해서 묘사하면 아이는 그 행동을 더 많이 한다. 아이가 바닥에서 일어섰을 때 “일어났네?”와 같은 단순한 말만 걸어줘도, 아이는 자신이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교감’을 느낀다. 말이 느린 경우, 아이가 좀 전에 한 말을 부모가 그대로 따라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연 속 아이는 이런 부모의 변화에, 한 가지 놀이에도 굉장한 집중력을 발휘했고 엄마 곁을 떠나지 않으며 미디어도 찾지 않았다.
두 번째 솔루션은 ‘간식 산 버리기’였다.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니 뭐라도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집안 곳곳 산처럼 쌓아둔 간식을 모두 정리하도록 했다. 단맛에 길들여지면 일반적인 음식에서 맛을 못 느끼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 대신, 식단표대로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기를 권했다. 하루 섭취 칼로리가 부족하면 잠자기 전이나 식사 한 시간 반 전에 간식을 보충하되, ‘언제’ 먹이는지를 일관되게 정했다. 또한 “행복한 기억들이 쌓인다면 식사 자체에 대한 아이의 태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대로 식탁 위에서 즐거운 경험이 쌓이도록 노력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리턴즈’는 매주 월요일 밤 8시 30분 SBS플러스에서 볼 수 있으며, LG유플러스(아이들나라)에서도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