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호란이 막말한 공무원에 일침을 가했다가 역으로 비난을 받자 누리꾼들과 설전에 나섰다.
호란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기사에 담긴 마포구청 관계자의 발언을 캡처해 올리며 일침을 날렸다. 해당 기사에서 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 클럽 공연 진행을 막은 것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이 공연장이다.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 잔치 같은 건 코로나19 전에야 그냥 넘어갔던 거지, 코로나19 이후에는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발언했다.
구청 관계자의 발언에 호란은 “오만하고 오만하고 또 오만하다. 조치의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미뤄두고라도, 열정과 헌신과 사명감으로 이 힘든 시기에도 방역지침 지키면서 어렵게 음악의 터전을 지켜가고 있는 라이브 클럽들에 대해 저따위 표현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뱉는 못 배운 인간에게는 분노할 가치조차 못 느끼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호란은 댓글을 통해 “쟤도 멍청하게 태어나고 싶어서 저렇게 태어난 건 아닐 텐데 가엾이 여겨야지 뭐. 저 사람 얼굴 매일 보고 같이 살아야 하는 가족들이 많이 불쌍하다” “무능하고 멍청한 인간을 방치하면 꾸역꾸역 살아남아서 저 지경으로 입으로 똥을 싸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예”라고 비난을 이어나갔다.
호란의 발언에 공감하는 누리꾼도 있었지만 그의 다소 격앙된 표현을 지적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호란은 누리꾼들의 댓글에 일일이 댓글을 남기며 설전을 벌였다.
한 누리꾼이 “공무원이 한 일에 대해서만 공격하면 되지 멍청하다느니 가족이 불쌍하다느니 이런 인격모독적인 발언까지 해서는 안 되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호란은 “1년간 공연계가 겪어온 고통을 곁에서 함께 느낀 사람으로서 큰 절망감을 공유하고 있어서 감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착하게 돌려서 분노하기엔 저 사람의 발언이 너무 모욕적이었다. 가족이 불쌍하다는 말은 과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삭제했다. 말씀 참고로 하겠다”고 말했다.
호란은 “누나 릴렉스~”라는 댓글에 “시야가 바늘구멍만큼 좁은 사람한테 내 직업을 저지경으로 폄하 당했는데 릴렉스하고 웃어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그거야 말로 개돼지 아니냐”고 발끈했다. 그는 “비판이 아니라 악플 수준의 비난. 공무원의 가족까지 운운하면서 욕하는 건 좀 그렇다”는 지적에 “부적절한 것 같아 삭제했다. 권위적이고 편협한 아버지와 같이 살면서 고통스러워하던 가족이 생각나서 잠시 선을 넘었다. 저 발언(칠순잔치) 자체만 비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호란은 “그냥 두고봐야할지 고민이냐. 호란에게 ‘저능하다’ ‘찐따 같은 삶이다’ ‘가족이 불쌍하다’ 등의 말을 들은 공무원이야 말로 가만히 있어도 될지 모르겠다”는 누리꾼에 “그 사람도 알아서 움직이지 않겠나. 자기가 한 말이 얼마나 부끄러운 건지 자각은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이만큼 화나게 만들 발언이었다는 건 알았으면 좋겠다. 나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나대로 그에 응하겠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