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곽현화, 가슴노출 손해배상 일부 승소 “이겼다”

홍세영 기자 2020-09-24 09:37



곽현화(39)가 자신의 동의 없이 가슴 노출 장면이 담긴 영화를 배포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이수성(45) 영화감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83단독(이예림 판사)은 23일 곽현화가 이수성 감독을 상대로 낸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곽현화는 2012년 4월17일 이수성 감독과 영화 ‘전망 좋은 집’ 출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전 곽현화는 뒷모습 노출은 가능하나, 가슴 전면 노출은 못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같은 곽현화 요구가 계약서에 명시되지는 않았다.

촬영이 시작되고 이수성 감독은 “영화 흐름상 꼭 필요한 장면이니 찍고 편집 단계에서 빼달라면 빼주겠다”며 설득했고, 결국 곽현화는 가슴 전면 노출 장면을 촬영했다.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과 함께 편집본을 확인한 다음 날 전화를 걸어 가슴 노출 장면을 꼭 빼달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가슴 노출 장면이 삭제된 영화가 2012년 10월 극장에서 상영되고 IPTV 등에 반포했다.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이수성 감독은 곽현화 가슴 노출 장면이 포함된 영화 무삭제판을 IPTV 등에 반포하기로 영화 투자사와 협의한 후 2013년 11월부터 반포했다.

곽현화는 다음해 2월에야 이를 알게돼 이수성 감독에게 항의했고, 이수성 감독은 이를 수용해 투자사를 통해 IPTV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다. 곽현화는 이수성 감독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후, 무단 반포했다며 형사 고소했다.

이수성 감독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노출 장면을 제외하겠다고 확정적으로 약속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와 별개로 곽현화는 “가슴 노출 장면을 영화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는데, 동의 없이 무삭제판을 반포해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항의 후에도 오히려 무고 등으로 고소해 2차 가해행위를 했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곽현화는 이번 일로 인해 온라인 수학 강의 계약이 해지됐다며 재산상 손해 3000만 원과 성적 수치심 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7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곽현화가 가슴 노출 촬영 당시 촬영 결과물에 대한 반포 등 사용까지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가슴 노출 장면 사용 여부에 관해 편집 단계에서 다시 협의할 것을 예정하고, 일단 촬영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현화 가슴 노출 장면이 촬영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수성 감독에게 가슴 노출 장면을 포함한 무삭제판의 반포 권한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곽현화 사용 동의 의사가 당연히 추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수성 감독은 곽현화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가슴 노출 장면이 포함된 영화 무삭제판을 반포해 곽현화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곽현화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곽현화가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임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된다. 이는 노출 연기를 한 이력이 있는 연예인이라고 해 달리 볼 것이 아니다”고 2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재산상 손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재판부는 이수성 감독이 곽현화를 상대로 낸 1억 58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반소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곽현화가 이수성 감독을 무고했다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 이후 곽현화는 트위터 계정에 “승소했습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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