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이 사기죄 무죄 이후 심경을 고백했다.
1일 방송된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사기죄 무죄 확정을 받은 조영남의 인터뷰가 공개했다.
2016년 조수에게 그림 대부분을 그리도록 했으나, 조수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그림을 판매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영남. 약 4년 동안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달 25일 대법원은 조영남의 무죄를 확정지었다.
조영남의 사기죄 혐의는 1심에서 유죄를, 2심에서 무죄를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판결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조영남의 최종 변론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당시 조영남은 떨리는 목소리로 최후 진술을 잇던 중 결국 눈물을 보였다.
조영남은 “주변에서 ‘결과에 승복하고 노래나 하러 다니자’는 충고가 많았다. 그렇게 되면 내가 평생 사기꾼이 되어야 했다. 조수를 쓴 게 무슨 사기인가 했다. 상정을 한 건 내 작가 정신이고 사기는 아니니까 항소했다. 바위에다 한 번 두드려보는 식이었다”고 털어놨다.
조영남은 눈물의 대법원 공개 변론 당시를 떠올리며 “대법관 네 분 앞에 서 봐라. 쩐다. 내 생애 최고는 러시아에서 공연할 때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때와 게임이 안 되더라. 벌벌 떨었다”며 “내 성격상 울먹거릴 성격이 아닌데 5년 동안 내 속에 나름대로 한이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조영남의 대작 논란을 두고 변호사는 “법원은 가치 평가를 한 것이 아니라 범죄 성립 여부만 판단한 것”이라며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아서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지 조영남의 행동이 정당했느냐 등을 판단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술 평론가는 “사기죄가 아니라는 판결이지 미술에서 대작을 권장한다거나 권장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은 아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도 “대가가 조수를 쓰는 것 자체가 하나의 행위다. 그 또한 미학적 범주에 든다는 것”이라며 “과연 조영남의 작업이 예술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느냐, 평가가 어떠냐의 논의는 되지 않고 있다. 결여가 있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사람들에게 대우 받은 게 많으니까 억울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됐다. 그림을 진지하게 많이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됐고 책도 두 권 썼다. 신경 써주셔서 두루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누구나 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따지지 않고 다 고맙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