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기획의도 몰래 뜯어고친 ‘골목식당’, 시청자와 동상이몽
초심을 되찾으랬더니, 기획 의도를 은근슬쩍 수정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시청자들을 상대로 꼼수를 부리고 있다.
지난해 1월 방송을 시작한 ‘골목식당’은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죽어가는 거리를 살리자는 취지로 ‘지역경제 심폐소생 프로젝트’를 기획 의도로 내걸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이 문구는 사라진 상태다. 기존의 기회 의도를 23일 수정한 것이다. ‘상권 살리기’라는 본래의 취지는 빼고, ‘식당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죽어가는 골목 되살리기 일환으로 식당을 섭외하기보다 ‘장사 기본’도 안된 식당 위주로 섭외해 논란이 되자, 골목 상권 되살리기는 애초 없었던 것처럼 기획 의도를 바꿨다는 의견이다. 문제가 되는 식당들을 섭외해도 비난과 논란을 피해가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것.
‘골목식당’ 기획의도 변경 전. 사진|SBS
또 제작진은 “요식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물론, 요식업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 더 나아가 요식업을 하고 있는 가족, 친구를 둔 사람들까지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얻어가는 것이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의 기획의도가 처음 제작진이 생각했던 부분에서 더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목식당’ 기획의도 변경 후. 사진|SBS
하지만 이런 ‘골목식당’의 의도가 얼마나 시청자에게 전달될지 미지수다. 수차례 ‘문제적 식당’을 섭외해 논란이 된 ‘골목식당’은 이제 대놓고 문제 되는 식당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열어두고 있다. 방향성을 확장하겠다고 했지만, 그 확장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없다.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시청자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초심을 되찾으라는 말도 뒤로 하고 기획 의도부터 뜯어고친 제작진이다. 이런 제작진을 시청자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백종원이 없다면 이미 폐지됐을 프로그램인데, 제작진만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