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검찰 개혁 2부작을 통해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져 있던 검찰의 적폐를 파헤치며 검찰 개혁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그 중 이번 주 방송될 1부에서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을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은 의혹과 검찰 내 정치 검사들의 적폐를 고발한다.
2012년 말, 검찰 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검찰 최고 간부급의 성관계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것. 처음에는 구하기도 힘들었다는 동영상, 그러나 동영상을 봤다는 검사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검찰 최고 간부급의 누군가로 추정되던 동영상 속 남성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1분 40초의 영상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다. 검찰 내부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름이 세상에 드러났다. 바로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김학의. 동영상이 찍힌 장소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소유로 되어 있는 강원도의 한 별장이었다.
무혐의 처분으로 묻히는 듯했던 사건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2014년, 동영상 속 여성이 바로 자신이라는 여성이 나타난 것.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밝힌 피해 여성 A씨는 동영상 속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도 없이 검찰은 전과 같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여전히 영상 속 두 남녀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렵게 용기를 냈지만, 철저하게 외면 당한 고백. 검찰, 그리고 세상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A씨가 제작진 앞에서 힘겹게 그날의 일을 꺼냈다. 2006년 지인의 소개로 윤중천 씨를 알게 된 A씨.
이후 강압과 폭언에 의해 윤중천 씨와 그가 소개하는 사람들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윤중천 씨 옆에는 당시 인천지검 차장 검사였던 김학의가 있었다. A씨에 따르면 윤중천 씨는 A씨와 그 외의 여성들이 성관계하는 모습을 습관적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윤중천 씨는 강남에 오피스텔을 얻어 A씨가 살도록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A씨는 윤중천 씨와 김학의 전 차관이 올 때마다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어야 했다.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된 후, 김학의는 취임 엿새 만에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김학의 전 차관은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사퇴의 변을 내놓았다. 윤중천 씨 역시 김학의 전 차관과 동영상의 존재에 대해 모른다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그러나 피해여성 A씨와 제작진이 어렵게 만난 또 한 명의 피해 여성 B씨는 김학의와 윤중천 씨의 주장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경찰의 소환조사에 거듭 불응하며 조사를 회피하던 김학의 전 차관.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학의 전 차관은 사건이 검찰로 빨리 넘겨지길 바랐다. 검찰에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 실제로 2013년 11월 11일, 경찰의 기소의견과는 달리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김학의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숨어 사는 여성들과는 달리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학의 전 차관. 범죄 여부를 떠나 별장 안에서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김 전 차관이 변호사로 개업하기까지 검찰이 내린 두 번의 무혐의 처분이 큰 공을 세웠다.
사진│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