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아칸소주의 한 가정집 지하실에서 일가족 몰래 숨어 살던 41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영화 ‘기생충’의 현실판을 연상케 하는 이번 사건은 집주인이 가구 배치와 음식물 실종을 수상히 여기면서 전말이 드러났다.
5일(현지 시간) 미 지역 방송 KCTV5 등에 따르면, 아칸소주에 거주하는 하딩 대학교 더치 호가트 교수 부부는 최근 일주일간 집 안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현상을 목격했다. 식탁 의자의 위치가 제멋대로 바뀌어 있거나, 보관 중이던 음식물이 조금씩 사라진 것이다. 처음에 부부는 본인들의 기억력을 의심했으나, 딸과 사위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본격적인 수색이 시작됐다.
● 지하실 계단 밑 창고에서 임시 침대까지 차려놓고 기생해
이후 호가트 교수가 외출한 사이 남은 가족들이 집 안을 샅샅이 뒤지던 중 호가트 교수의 아내는 지하실 계단 아래 있는 작은 수납창고 문을 열었다. 창고 깊숙한 곳에서 낯선 이의 청바지 입은 다리가 보였고, 사위는 즉시 야구방망이를 들고 창고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소리쳤다. 잠시 후 숨어 있던 남성은 “알겠다. 나가겠다”며 항복 의사를 밝히고 순순히 창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
체포된 남성은 프레스턴 랜디스(41)로 확인됐다. 랜디스는 일주일 전 주택 하부 공간에 잠입한 뒤, 지하실로 들어와 발각될 때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창고 안에는 남성이 마련한 임시 침대까지 갖춰져 있었다. 랜디스는 주거 침입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1만 5000달러(약 2178만 원)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호가트 교수는 “남자에 대해 화가 나기보다 오히려 가여운 마음이 든다”며 “누군가 집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일찍 발견해서 다행일 뿐”이라고 전했다.
가족들은 랜디스가 타인에게 해를 끼치려 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이 비극이 아닌 연민의 메시지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