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유효기간은 미개봉 기준이며, 개봉 후에는 제형에 따라 ‘사용가능기간(BUD)’이 1개월~1년으로 대폭 단축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봉한 약은 유효기간이 남아 있어도 별도의 사용 기한을 기준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집에 보관하던 상비약을 그대로 복용했다가 효과가 떨어지거나 변질된 약을 섭취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 따르면 의약품 포장에 표시된 유효기간은 미개봉 상태를 기준으로 설정된 값이다. 약을 개봉하는 순간 공기와 접촉하면서 수분과 미생물에 노출되기 때문에, 실제 사용 가능한 기간인 ‘개봉 후 사용 기한(BUD·Beyond Use Date)’을 따로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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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 유효기간은 보통 2~3년으로 설정되지만, 이는 약의 주성분 함량이 95~105%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개봉 이후에는 환경에 따라 성분이 빠르게 변할 수 있어, 유효기간만 믿고 복용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형별로 살펴보면 ▲병에 다량으로 든 알약은 개봉 후 1년 ▲다량의 시럽 병은 6개월 ▲소분된 시럽은 1개월 ▲가루약과 연고제는 6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만약 보관 환경이 습하거나 직사광선에 노출되었다면 이 기간은 더 짧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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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약국에서 소분해주는 조제약(처방약)은 조제 과정에서 이미 대용량 용기를 개봉해 공기와 접촉한 상태다. 따라서 제품 원통에 적힌 긴 유효기간은 무의미해지며, 처방받은 복용 기간 내에 모두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약의 유효기간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약국을 방문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약국을 방문하면 구입 내역과 제조 번호 등을 대조해 안전한 사용 가능 기간을 정확히 안내받을 수 있다.
● 버리는 방법도 중요…변기에 버리면 환경 오염
사용 기한이 지난 약을 일반 쓰레기나 변기에 버리는 것도 문제다. 의약품 성분이 하수로 유입되면 환경 오염과 생태계 교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폐의약품은 반드시 약국이나 보건소에 설치된 수거함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