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내일 휴전해도 끝 아니다”…골드만 전 CEO의 경고

최현정 기자 2026-03-26 09:33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Getty Images

이란 전쟁이 당장 종식되더라도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가 이미 훼손된 만큼, 전쟁 종료와 별개로 공급망 불안과 가격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를 이끌었던 로이드 블랭크파인 선임 회장은 2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내일 당장 전쟁이 끝나더라도 인프라 피해가 커 시장의 스트레스는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의 대응 방식 자체를 문제로 지적했다. 블랭크파인은 “모든 것이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거래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반대로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며 확신에 기반한 투자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쟁보다 오래 간다”…에너지 충격의 본질

블랭크파인은 최근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이 단순한 심리적 불안이 아니라 구조적 충격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투자자들이 전쟁 여파와 글로벌 석유 공급 차질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에너지 통로와 인프라가 훼손된 상황에서 공급망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유가와 물가에 가해지는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 “확신 버리고 민첩하게”…투자 전략 바뀐다

투자자들에게는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랭크파인은 “지금은 확신에 찬 투자보다 상황 변화에 따라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함이 중요하다”며 “상황이 바뀌면 포지션도 바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헤지 전략조차 상황에 따라 하루 만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철저한 비상 계획을 세우고 자산을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높은 구간에서는 방어 중심 전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 “순풍 끝났다”…전쟁이 시장 질서 바꿨다

전쟁 이전과 현재의 시장 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과거에는 견조한 성장과 금리 하락 기대라는 ‘순풍’이 시장을 지탱했지만, 지금은 전쟁과 에너지 가격이 모든 변수를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랭크파인은 “지금은 다른 요소들이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났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 “심판의 날 온다”…사모펀드 리스크 경고

그는 금융시장 내부의 잠재적 위험도 함께 지적했다. 특히 사모펀드 등 비상장 자산의 가치 평가에 대해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

블랭크파인은 “상승장에서 자산 가치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국면에서 이들 자산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심판의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며 “그 시점이 늦어질수록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팩트 필터|그래서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전쟁 끝나도 안 끝난다: 에너지 인프라 훼손으로 고유가 압력 지속 가능
확신 버려라: 낙관·비관 모두 위험, 상황 따라 기민하게 대응
지금은 전쟁이 변수다: 금리·성장보다 에너지와 지정학 리스크가 핵심
숨은 위험 대비: 사모펀드 등 비상장 자산 ‘심판의 순간’ 가능성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당신을 위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