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명품백 휴대를 경계하는 ‘포켓 워칭’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8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여러 취업 컨설턴트(커리어 코치)가 “명품 가방을 들고 출근하는 것은 비전문성, 가벼움, 혹은 재산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조언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커리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이러한 선입견이 인사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직장 동료 소비 습관 관찰…‘포켓 워칭’ 문화
이 같은 우려는 타인의 재산이나 소비 습관을 감시하는 ‘포켓 워칭’ 문화에서 비롯된다. 직장 동료가 들고 다니는 가방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재산이나 소득을 추측할 수 있어 이것이 은연중에 부정적인 인식을 남긴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나타난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대기업 소속 신입사원이 “신입이 명품 가방을 들고 출근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올렸다. 이 글에는 “가방 뭐 들고 다니는지 신경 쓰는 사람 없다” “크게 문제 될 일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일각에서는 “분명히 뒤에서 말이 나온다”, “너무 화려한 가방은 그 자체로 험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기도 했다.
● “부르는 이름이 없을 뿐…실제로 일어난다”
더럼은 “나 자신도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다 승진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며 “나중에 동료를 통해 들었는데, 연말 보너스로 명품 가방을 샀다는 사실을 인사팀이 알고 승진에서 제외했다더라. 비슷한 조건의 승진 후보가 둘이라면 형편이 어려운 쪽에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서 ‘차별’은 불법…입증은 어려워
한국에서 이 같은 조치는 불법이다.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 위반’ 조항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직장 동료의 소비 습관이나 재산을 지적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한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인사 평가는 사용자 재량권이 넓게 인정되고, 평가 사유를 명백히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한 소비 습관을 가진 특정 성별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면 균등 처우 위반이 문제 될 수 있고, 나아가 민법상 권리 남용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