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샤오(오른쪽)와 위젠핑의 결혼식 모습. ‘신장 이식 계약 결혼’으로 만난 두 사람은 이후 진정한 사랑으로 이어져 현재 꽃집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죽음을 앞둔 두 환자가 신장 이식을 조건으로 ‘계약 결혼’을 맺었다가, 서로를 살리고 사랑으로 이어진 사연이 중국 전역을 울리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함께 꽃집을 운영하며 “살기 위한 선택이 결국 서로의 기적이 됐다”는 말을 남겼다.
● 생존이 목적이었던 결혼
28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는 중국 산시성(陝西省)에 사는 24세 여성 왕샤오(王曉)와 27세 남성 위젠핑(于建平)의 사연을 소개했다.
요독증(uremia)으로 1년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왕샤오는 가족 중 신장 기증자가 없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말기 환자와 결혼하겠다. 사망 후 신장을 기증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왕샤오는 “결혼 후 정성껏 돌보겠다. 그저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위가 세상을 떠나면 신장을 왕샤오에게 기증하고, 왕은 남편의 투병을 돕고 사후 그의 아버지를 돌보기로 했다. 시작은 ‘생존 계약’이었다.
● 조건으로 맺어진 인연, 진심으로 피어나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다.
놀랍게도 왕의 상태도 호전됐다. 주 2회 받던 투석이 월 1회로 줄었고, 담당 의사는 “이제 신장 이식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서로를 살린 기적이었다.
2015년 2월, 두 사람은 건강 회복과 사랑을 기념하며 지역 식당에서 결혼연회를 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 ‘비바 라 비다’로 영화화…中 전역이 감동
이들의 이야기는 2024년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로 각색돼, 2억7600만 위안(약 52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