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멜리사(Melissa)’가 접근하자 자메이카 킹스턴(Kingston) 해안에 파도가 거세게 부딪치는 모습. 사진=AP통신
현재 멜리사는 쿠바 동부로 향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초대형 폭풍에 대비해 대규모 대피령을 내렸다.
● 남서부 ‘물바다’…주민 고립·병원 피해 속출
‘멜리사(Melissa)’가 접근 후 자메이카 킹스턴(Kingston) 거리 모습. 사진=AP통신
2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멜리사는 전날 오후 시속 185마일(약 295㎞)의 강풍을 동반한 5등급 허리케인으로 자메이카 남서부 뉴호프(New Hope) 인근에 상륙했다.
자메이카 재난관리위원회는 “남서부 세인트엘리자베스(St. Elizabeth) 교구가 완전히 침수됐으며, 블랙리버(Black River) 지역에서는 최소 세 가구가 집 안에 고립돼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남서부 등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약 1만5000명이 대피소로 피신했고, 전체 가구의 77%인 54만 가구가 정전 상태인 것으로 AP 통신은 전했다.
자메이카 올드하버(Old Harbour)의 한 학교에 마련된 대피소로 사람들이 허리케인 ‘멜리사(Melissa)’의 상륙에 대비해 피신하고 있다. 사진=AP통신
● 사망자 7명·실종자 1명…카리브해 전역 피해 확산
AP통신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자메이카 3명, 아이티 3명, 도미니카공화국 1명 등 총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피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자메이카 기상청 관계자는 “멜리사가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반시계 방향 회전으로 인해 북부 해안에도 거대한 폭풍 해일이 밀려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멜리사(Melissa)’ 접근 후 자메이카 킹스턴(Kingston) 해안 모습. 사진=AP통신
● 중심 기압 892hPa…‘1935년 노동절 허리케인’과 동일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멜리사의 중심기압이 892헥토파스칼(hPa)로 떨어져, 1935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노동절 허리케인(Labor Day Hurricane)’과 동일한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노동절 허리케인’은 시속 295㎞의 강풍과 892헥토파스칼(hPa)의 초저기압을 동반해 플로리다를 초토화시켰으며, 4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기록됐다.
● 쿠바로 북상…“국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멜리사는 현재 쿠바 동부 상륙을 앞두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는 최대 50㎝(20인치)의 폭우와 거센 해일이 예보됐다.
쿠바 정부는 동부 올긴(Holguín) 주에서 20만 명 이상, 바네스(Banes) 지역에서도 같은 규모의 주민을 버스로 긴급 대피시켰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