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인당 GDP, 대만에 추월 당할듯 상반기 대만 수출 27% 늘때 韓, 내수부진에 0.03% 줄어 “韓, 초격차 기술 없으면 도태될 것”
● 대만에 역전당한 한국 수출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증가의 수혜는 양국이 함께 입었다. 하지만 내부 사정과 산업 구조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 증대도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만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는 미국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반면 한국은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탓이다. 한국도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상반기 기준 18.1%)이 상당하지만 대만(32.7%)보다는 훨씬 낮다.
대만의 수출 증가세는 하반기(7∼12월) 들어서도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대만의 8월 수출액은 584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액(584억 달러, 약 81조 원)을 추월한 규모다. 한국이 대만에 월간 기준 수출액을 역전당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 ‘1인당 GDP 4만 달러’도 대만에 뒤처진다
이에 따라 1인당 GDP 4만 달러도 대만이 한국보다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 통계청은 당장 내년 1인당 GDP가 4만1019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 4만 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2027년에야 1인당 GDP(4만526달러)가 4만 달러를 넘길 예정이다.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는 주식시장에서도 양국의 격차가 극명하다. 지난해 대만의 GDP는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45% 수준이지만 증시 시총은 2조3320억 달러로 한국(1조5230억 달러)의 153%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대만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를 꾸준히 끌어들이며 한국보다 약 3배 더 상승한 결과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