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 “직접 겪었다” 증언 “애인 있다 해도 따라붙어”…외국인들 증언한 홍대 헌팅족
화제가 된 ‘홍대가이’ 연출 영상. 해당 영상에서 홍대가이를 연기한 숀은 과장된 한국식 영어 발음으로 외국인 여성에게 다가가 환심을 사려 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230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출처=인스타그램 @itsseansolo 갈무리
“Are you open mind? (열린 마음이야?)”
애인이 있다는데도 휴대전화를 내밀며 번호를 요구한다. 온라인에서는 이 연출 영상이 ‘홍대가이’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퍼지며 220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추파를 던지는 이른바 ‘헌팅족’을 빗댄 것이다. 단순한 농담일까, 실제 풍경일까. 기자가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의 모습. 이곳에서 만난 영국인 관광객 엘리자베스는 “한국에 오기 전 홍대가이 영상을 먼저 접했다”고 답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브라질 관광객 레이(22·여)도 “홍대에서만 두 번이나 겪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애인이 있다’고 했는데도 ‘지금 옆에 없잖아’라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남성 관광객을 향한 ‘홍대걸’ 사례도 있다.
■ ‘문화 해방구’ 홍대, ‘헌팅 성지’ 오명 쓸까
클럽과 유흥 주점(헌팅포차)가 밀집한 홍대 어울마당로의 모습.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그는 “한국인은 대부분 친절하지만 홍대만큼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유흥 문화 자체는 강남·이태원 등도 활발하지만, 홍대에서는 외국인들이 이러한 불편을 유난히 자주 겪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대 일대는 클럽·유흥 주점·헌팅포차가 밀집해 ‘헌팅 성지’로 불린다. 문학평론가 이두현 박사는 홍대를 “젊은이들의 문화 해방구”라면서도, “클럽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 “자녀 있다면 안 올 것”…한국 관광 안전 이미지 금 갈까
홍대 클럽 ‘아우라’의 모습.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의 기피 가능성도 지적된다. 프랑스인 커플 맬바(26)와 토니(28)는 “자녀가 있었다면 홍대를 찾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15세 미만의 자녀와 함께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겸임교수는 “부정적 인상이 여행 준비 과정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 관광의 강점은 안전성인 만큼, 지자체와 정부가 계도와 정책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