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덴마크 동물원 측이 게시한 유럽스라소니(European Lynx)의 사진. 출처=올보르동물원 페이스북 캡처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반려동물을 포식 동물의 먹이로 기부받겠다는 정책을 내세워 논란이 되고 있다. 동물원 측은 살아있는 상태로 접수된 동물을 안락사한 뒤 사료로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 기니피그부터 말까지…“살아있는 동물, 사료로 기부받겠다”
논란이 된 덴마크 동물원 SNS 계정의 게시물. 닭, 토끼, 기니피그 등을 먹이로 기부할 것을 부탁하며 ‘자연스러운 먹이 사슬’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올보르동물원 페이스북 캡처
동물원은 홈페이지에는 “당신의 말을 사료로 기부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기부 조건을 안내했다. 기부 대상은 키 1.48m 이하의 말로, 최근 30일 이내 질병 치료 이력이 없어야 하며 등록증 등 서류도 필요하다. 말의 가격만큼 세금 공제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동물원 측은 과학 잡지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수년 전부터 작은 가축을 포식 동물의 먹이로 활용해 왔다”고 밝혔다.
■ “최고의 경험” vs “병적인 발상”…갈린 반응
동물원의 공식 홈페이지. 중간에는 “당신의 말을 사료로 기부하시겠습니까?”라고 적혀있다. 이들은 기부받은 말을 안락사 시켜 포식 동물의 먹이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올보르동물원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반면 찬성 여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말을 기증한 한 시민은 “동물원 측은 매우 친절하고 전문적이었다”며 “말과 나 모두에게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덴마크 동물원들은 과거에도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14년 코펜하겐의 한 동물원은 건강한 기린 ‘마리우스’를 개체 수 제한과 근친 교배 가능성을 이유로 사살해 세계적인 공분을 샀다. 같은 해 3월에는 어린 수컷 사자를 들이기 위해 기존 사자 4마리를 안락사시키기도 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