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냥 맛이 더 좋다”(It’s just better!)는 어정쩡한 이유를 댔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다이어트 콜라만 마신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도 은연 중 풍긴다.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운동을 주고하고 있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고과당 옥수수 시럽 사용을 당뇨병과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독’(poison)이라고 표현한다. 케네디 장관은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천연 설탕으로 대체하는 것을 ‘MAHA의 승리’의 일환이라고 본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 → 사탕수수 설탕 대체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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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애초에 사탕수수 설탕을 썼다. 그러다 1970년대 정부가 자국 농민 보호를 이유로 수입 설탕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쿼터제를 도입하면서 사탕수수 설탕 가격이 폭등했고, 이를 값싼 고과당 옥수수 시럽으로 대체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1985년 ‘탄산음료의 왕’에 넣는 감미료를 100% 액상과당으로 전환했다.
사탕수수 설탕 첨가 콜라가 더 맛있다?
‘사탕수수 콜라’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 ‘액상 과당 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점이다. 사실 기호식품에서 맛이 좋다는 것은 가장 큰 경쟁력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서로 다른 감미료를 넣은 두 음료의 맛을 비교 평가하는 소규모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입소문이 맞는 지 실제 확인해 본 것이다.
총 6명이 실험에 참가했다. 두 음료는 외형적 단서를 모두 제거한 후 A와 B로만 표시했다. 참가자들은 두 음료 시음 후 입맛에 더 맞는 음료를 선택했다. 그 결과 6명 중 5명이 멕시코산 콜라를 정확히 찾아냈고, 대부분은 “단맛의 질감이 다르다”고 응답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 특유의 깔끔한 단맛이,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사용한 미국산 제품과 비교해 “덜 텁텁하고 깔끔하다”는 평이었다. 반면 미국산 콜라에 대해선 “단맛이 가볍고, 시럽 냄새가 난다”거나 “목 넘김 후에도 뭔가 남아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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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는 어떨까.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몰리는 액상 과당보다 나은 점이 있을까.
사탕수수 설탕과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그램(g)당 4kcal로 열량이 같다. 체내에 흡수돼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 대사 과정도 거의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어떤 당이든 과다섭취하면 비만과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이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미 식품의약국(FDA), 농무부(USDA), 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 세 차례 고위 관료를 지냈으며 현재 미국의 영양 위기 해결에 주력하는 비정부기구(NGO) 너리시 사이언스(Nourish Science)의 최고 경영자(CEO)인 제럴드 맨데는 “케네디 장관이 설탕을 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말대로 둘 다 설탕이고, 둘 다 독이 될 것”이라고 정치외교 매체 더 힐(THE HILL)에 말했다.
터프츠 대학교의 ‘음식은 약’ 연구소(Food Is Medicine Institute) 다리우시 모자파리안 소장은 “한 가지 당을 다른 당으로 대체하는 것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FDA는 공식 성명을 통해 “두 감미료가 안전성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생산 코카콜라는 설탕, 당 시럽, 기타 과당을 감미료를 쓰는 것으로 표기 돼 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