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불편한 건 설리가 아니라 ‘다큐플렉스’, 해도 너무해

홍세영 기자2020-09-11 16:05:00
공유하기 닫기
[DA:이슈] 불편한 건 설리가 아니라 ‘다큐플렉스’, 해도 너무해


수준 낮은 방송을 해놓고 ‘미안하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한 MBC ‘다큐 플렉스’ 제작진에 관한 이야기다.


10일 방송된 ‘다큐 플렉스’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타이틀로 고인이 된 설리를 재조명했다. 故(고) 설리 모친인 김수정 씨까지 등장해 고인을 추모했다. 하지만 고인 여러 면을 조명하기 보단 이슈에 집중된 내용이 전부였다. 악플(악성 댓글)과 최자, 설리를 향한 따가운 시선만 조명됐다.

특히 최자는 방송 내용상 ‘세상 제일 나쁜 사람’으로 그려놨다. 단지, 설리와 사랑하고 연애했고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헤어진 사이인데 그는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또 다른 나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방송 직후 논란이 커지자, ‘다큐 플렉스’ 연출자 이모현 PD는 복수 매체를 통해 최자에게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최자 역시 피해자라는 것. 그러나 정작 최자 본인 인터뷰나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방송에 담지 않았다. 시간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한 사람이 방송 직후 ‘사회적 매장’을 당할 수 있는데도 제작진과 연출자는 시간상 이유를 들었다.


그리고 내놓은 해명이 ‘미안하다’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종영 후 재정비 시간을 가지고 내놓은 프로그램이 ‘다큐 플렉스’다. 조금 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접근하고자 하는 기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방송 2회 차만에 화제성만 있고, 사람은 없었다.

홍보 자료부터 시청률 자료까지 오직 고인을 팔아 광고를 챙겨 보겠다는 욕심만 가득한 ‘다큐 플렉스’다. 실제로 故 설리 편 방송 이후 MBC 본사가 내놓은 자료는 광고 타깃시청률을 강조한다. ‘드라마를 제외하면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라고 자랑한다. 이는 전적으로 고인을 팔아 광고 수익을 내겠다는 방송 수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덕분에 최자는 현재까지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리 제작진과 연출자가 사과한들 이미 악플러들에게 ‘먹이’(악플 명분)를 준 셈이다. 대체 누구를 위한 방송일까. 고인을 아름답게 추모할 방법은 없었나. 있는 그 자체로 해석하는 건 시청자, 대중 개개인의 몫이다. 제작진이 멋대로 해석해 놓은 방송물이 아니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또 ‘고인 팔이’를 시도할지 모른다. 이미 예고한 대로.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