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서동주 “‘또 놀러 다니냐’는 댓글…조금 억울해”

곽현수 기자2020-07-28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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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방송인, 작가 등 서동주라는 이름 석 자에 붙는 수식어는 참으로 다양하다. 이런 수식어는 서동주라는 사람의 재능과 그가 쏟아 부은 노력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서동주는 최근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낸 책을 출간하면서 자신에게 또 다른 수식어를 붙였다. 이 수식어는 서동주라는 사람이 자신의 지난 삶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바로 ‘이방인’이라는 단어다.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이라는 책 제목처럼 그동안 저는 제 스스로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국에 왔을 때는 유학생이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동양인이어서 인종적인 면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죠. 직장이나 가족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이번에 쓴 책은 혹시 저처럼 스스로를 이방인이라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얼핏 서동주가 쌓아올린 스펙만 떠올리면 이 책도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자기자랑이 아닐까 예상되지만,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은 2018년도부터 일기를 대신해 블로그에 써 왔던 글들이 묶여져 완성됐다. 서동주라는 사람의 가장 진실한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다.

“제 직업과 가족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런 일들을 겪고 나서 제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후반부를 채우죠. 만약 제3자의 시선에서 제 삶을 바라보면 좋은 결과를 내고 쉽게 살아온 것 같아 보인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저 역시 그 안에서 크고 작은 일을 겪었고 고통스러운 시간들도 있었거든요. 결국 책을 읽으신 분들이 ‘나나 서동주나 사는 건 별반 다를 게 없구나’ 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도 그럴 것이 서동주는 꽤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살아왔다. 중학교 시절 미국에 건너가 유학생활을 시작한 후 그는 여전히 이방인의 자격으로 직장 생활과 일상을 누리고 있다. 현재진행형 이방인인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서동주의 앞에 꽃길만 펼쳐줄 정도로 신은 관대하지 않다.

“유학을 떠날 때는 영어가 안되서 정말 힘들었어요. 언어의 장벽 때문에 힘들었던 것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한국이 그립고 가족이 그리울 때는 그리운 대로 그냥 울었어요. 참고 이겨내려고 하지 보단 서러워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전교 회장도 해보고 1등도 해봤으니까 빨리 언어의 장벽을 극복해서 ‘공부를 잘하는 나’라는 정체성을 되찾고 싶었죠. 먼 길을 바다 건너 왔는데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서동주는 미술에서 수학으로 전공을 바꿔 경영학과 법학까지 공부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지금의 서동주 변호사를 만들었다.

“원래 제가 호기심도 많이 도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늘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떤 것이 흥미로워 보일 때 움직이게 돼요. 그러다보니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디게 됐어요. 제가 대단한 초인이라서가 아니라 잠을 줄이더라도 한 번 사는 인생 한계를 두지 말고 이것저것 다 해보자는 마음이에요.”


이런 서동주의 말처럼 그가 현재 이뤄낸 것은 그에게 주어진 시간을 쪼개 분주히 움직여 얻어낸 결과물이다. 그러나 서동주에 대한 편견은 굳건하고 이 편견은 질투가 되어 아픈 문장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어떤 결과든 늘 그 결과가 만들어 지는 과정이 있잖아요. 과정을 빼고 결과만 보지 말고 좀 더 과정에 집중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저 스스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부분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해요. 가끔 SNS에 제 외모적인 부분에 악플이 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하지만 어떤 사진에 ‘일 안하고 놀기만 한다’, ‘또 어디 놀러갔느냐’는 악플을 좀 억울해요. 적어도 저는 제 일에서만큼은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