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글 동굴서 살던 러시아 엄마와 두딸…이유 물어보니

김수연 기자xunnio410@donga.com2025-07-17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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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에서 발견된 모녀 3인…“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다” 주장
15일(현지시간) 인디안익스프레스·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카르나타카주 고카르나 지역 경찰은 9일 순찰 도중 정글 내 동굴에서 성인 여성 1명과 어린 소녀 2명을 발견했다.
경찰은 산사태 우려 지역을 순찰하다, 힌두교 신상이 놓여 있고 붉은 사리 커튼으로 가려진 동굴을 발견하고 진입했다. 내부에는 생활 흔적과 간단한 주거 구조가 있었다.
쿠티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폭포에서 수영하고, 그림을 그리고, 점토로 만들며 즐겁게 지냈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이었다. 9개월 동안 본 뱀은 네 마리뿐이었고, 그 누구도 우리를 해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험에 방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15년간 고국 떠나 떠돌이 삶…“인도에 머물고 싶다”
쿠티나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지난 15년간 고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말레이시아, 태국, 코스타리카 등 여러 나라를 떠돌며 생활했고, 2016년 인도에 입국해 요가 수련과 러시아어 교육 활동을 해왔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쿠티나는 친척이 보내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으며, 이민국 조사에서 그는 “나는 인도를 사랑한다. 계속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호소했다.
■ “학교도 안 보내”…이스라엘인 아버지, 아이들 고립 주장
하지만 두 딸의 아버지인 이스라엘 국적의 브라르 골드스틴(38)은 아이들의 공동 양육권을 요청했다.
그는 “2024년 10월 이후로 아이들을 전혀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티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외부와의 접촉도 끊었다”며 “외국인등록소에도 두 차례 방문했지만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 당국은 쿠티나와 두 딸의 비자 초과 체류 문제로 이들을 러시아로 송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인도·러시아 정부 모두 항공편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 추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