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사려 QR 찍자 100만원 털렸다…美 QR·캐시앱 악용 사기 잇달아

김수연 기자2025-07-02 10:05:00

쳇GPT가 생성한 이미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물을 팔며 차량에 접근하는 청소년들, 이른바 ‘워터보이즈(Water Boys)’가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악용해 수백만 원을 빼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는 차량 절도까지 연루되는 등 범죄가 조직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2달러 생수 사려다 1100달러 결제 피해


30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에 따르면, 애틀랜타 시내 교차로에서 A 씨는 2달러짜리 생수를 구매하려다 1100달러(약 149만 원)를 도난당했다. 그는 “현금이 없어 캐시앱(Cash App)으로 결제하려 했는데, 청소년이 사용자명을 대신 입력해주겠다며 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후 A 씨 계좌에서는 거액이 빠져나갔고, 그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캐시앱 측에 환불을 요청한 상태다.

비슷한 수법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운전자가 1000달러를 잃었고, 주유소 인근에서는 QR코드를 스캔한 뒤 800달러가 인출됐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피해자들은 “PIN이나 지문 인증도 하지 않았는데 돈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 QR코드 사기 넘어 차량 절도까지… “휴대전화 절대 넘기지 마라”

피해는 단순한 금전 피해에 그치지 않았다. 결제를 위해 휴대전화를 꺼낸 한 운전자가 청소년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긴 뒤, 이를 되찾으려 차에서 내리는 사이 또 다른 청소년이 차량을 몰고 그대로 도주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애틀랜타 경찰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조지아공대 인근에서 워터보이즈 관련 범죄가 최소 4건 발생했다. 유형은 무장 강도, 가중 폭행, 사기성 절도 등으로 다양하다.

에모리대학교 라지브 가르그 교수는 “디지털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QR코드를 악용한 사기 역시 늘고 있다”며 “알 수 없는 QR코드는 절대 스캔하지 말고, 휴대전화도 타인에게 건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제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앱을 열고 금액과 사용자명을 확인한 뒤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 씨는 사건 직후 틱톡에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다. 그는 “사람들이 ‘고전적인 수법’이라며 조심하라고 조언했지만, 나는 교외에서 자라 이런 상황을 처음 겪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워터보이즈의 범행 수법이 점점 더 조직화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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