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아니라 진짜였네?” 15cm 숟가락 꿀꺽…5개월만에 발견

박태근 기자ptk@donga.com2025-07-01 07:30:00

SCMP/큐큐닷컴
술에 취해 커피숟가락을 삼킨 중국 남성이 이를 꿈으로 착각한 채 5개월 동안 생활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그는 내시경 수술을 통해 15cm 길이의 숟가락을 제거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상하이의 29세 남성 옌(Yan) 씨가 최근 중산병원을 찾아 “배달 음식을 먹다가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엑스레이 검진 결과, 그의 체내에는 길이 15cm짜리 커피숟가락이 박혀 있었다.
십이지장에 걸린 숟가락…장 천공 위험도
숟가락은 소장의 첫 번째 구간인 십이지장에 걸려 있었다. 위치가 매우 나빠 조금만 움직여도 장이 뚫려 심각한 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그제야 옌은 올해 1월 태국 여행 중 겪었던 일이 단순한 꿈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태국 여행 당시 그는 술에 취해 구토를 유발하려고 호텔 방에서 커피숟가락을 입에 밀어 넣었다. 그런데 숟가락이 빨려 들어가 목 안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이후 그는 필름이 끊겼고,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는 전날 밤 있었던 일이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배의 불편함은 단순히 구토 때문이라 여겼다.
남성은 상하이로 돌아온 뒤 약 5개월 동안 평소처럼 운동하며 지냈다. 특별한 이상 증세는 없었다.
올가미로 잡아 꺼내는 수술…90분 만에 성공
옌은 지난 18일 내시경 수술을 통해 숟가락을 제거했다.중산병원 내시경센터 저우훙핑 센터장은 “숟가락의 표면이 미끄럽고 위치가 좋지 않아 제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두 종류의 집게를 동시에 사용해 숟가락을 위장 쪽으로 끌어올린 뒤, 올가미 도구로 전환해 목을 통해 외부로 빼냈다. 수술은 약 90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옌 씨는 현재 퇴원해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