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진뒤 햇빛에 노출되면 화상-물집…맹독 식물에 日대학 발칵

김수연 기자2025-06-30 11:00:00

게티이미지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캠퍼스에서 독성을 가진 외래식물이 발견돼 당국이 정밀 조사에 나섰다.

‘큰멧돼지풀(Giant Hogweed)’로 추정되는 이 식물은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 화상을 유발할 수 있어 ‘살상 식물’로도 불린다.

만약 이 식물이 큰멧돼지풀로 공식 확인되면, 일본 내에서는 첫 발견 사례가 된다.

■ 학생들 오가는 캠퍼스 한복판서 발견…“2년 전부터 자생?”

후지네트워크뉴스(FNN)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큰멧돼지풀로 추정되는 식물은 삿포로에 위치한 홋카이도대 남동쪽 잔디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지역은 학생과 외부인의 통행이 잦은 곳으로, 근처에는 주택가와 보육시설도 위치해 있다.

식물은 지난 25일, 키 약 3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로 흰색 꽃을 피운 채 자라고 있었다.

학교 측은 2년 전 촬영된 사진에서도 동일한 식물이 확인됐다며, 수년 전부터 자생해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 햇빛 닿으면 화상·물집…“수년간 통증 지속되기도”

유럽에서 촬영된 큰멧돼지풀 접촉 피해 사례. 출처-SNS 갈무리.


큰멧돼지풀은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미나리과 외래식물로, 키는 최대 5m까지 자라며, 줄기에는 보라색 반점과 흰 털이 돋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이 식물에 함유된 ‘푸라노쿠마린’이라는 독성 성분이다.

이 물질이 피부에 묻은 상태에서 햇빛에 노출되면 자외선과 반응해 심각한 화상, 물집,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사례에선 수년간 통증이 반복되는 후유증도 보고됐다.

큰멧돼지풀은 주로 습한 강가, 도로변, 덤불이 많은 곳에서 자란다. 수액이 피부에 닿았을 땐 즉시 비누와 물로 씻고,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꽃·잎 제거하고 출입 통제…학생들 “피해는 없지만 불안 커져

학교 측은 발견 다음 날 식물의 꽃과 잎을 제거하고 주변을 출입 통제했다. 이어 학교 측은 “현재까지 해당 식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없다”며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SNS를 통해 보건과학대학원생은 “연구동 근처에 있어 깜짝 놀랐다”며 “무심코 닿을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학생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직접 보고 나니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캠퍼스 곳곳을 둘러보며 유사한 식물을 찾았고, 사진 인식 앱으로 확인까지 해봤다고 전했다.

■ 한국엔 아직 없지만…英선 매년 어린이 화상 피해

현재까지 한국에서 큰멧돼지풀이 자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다.

반면, 유럽과 북미에서는 흔히 ‘가장 위험한 식물’로 꼽히며 각국이 퇴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여름철마다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이 식물로 인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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