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죽이라더니 고양이 가죽…호주 모피 매장 충격

김수연 기자xunnio410@donga.com2025-06-26 10:13:00

호주에서 ‘100% 양가죽’이라던 조끼에서 고양이 가죽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크릴’ 표기 모자에서도 여우·너구리 털이 확인됐다. ⓒ뉴시스
19일(현지시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문제의 제품은 멜버른에 있는 ‘서튼스 어그’(Suttons UGG) 매장에서 판매됐다.
■ ‘양가죽’ 조끼엔 고양이, ‘아크릴’ 모자엔 여우털
또 같은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던 ‘100% 아크릴’이라고 표시된 모자 역시 실제로는 여우와 너구리 털이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는 호주의 패션 윤리 단체 ‘컬렉티브 패션 저스티스(Collective Fashion Justice)’의 의뢰로 이뤄졌다. 단체 대표 에마 하칸손(Emma Hakansson)은 “테스트를 맡긴 모든 제품이 잘못 표기됐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이번 사례는 오랜 시간 반복돼 온 모피 표시 위반의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면에 고양이 한 마리, 뒷면에 또 다른 고양이, 거기에 토끼 털까지 덧붙였다”며, “소비자들은 자신이 입는 옷의 진짜 재료를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 고양이 가죽에도 ‘양가죽’ 표기…뒤늦은 해명, 커지는 금지 여론
ABC 방송은 “호주 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제품에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표시할 경우, 기업은 최대 5000만 호주달러(약 443억 원), 개인은 최대 250만 호주달러(약 22억 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고 전했다.
서튼스 어그 측은 라벨 오류를 인정했다. 업체는 “제조업체로부터 ‘특수한 모피’라는 설명을 받았지만, 고양이 가죽이 포함됐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정치권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동물정의당 소속 조지 퍼셀(Georgie Purcell) 의원은 “고양이든 개든, 여우든 모든 모피는 잔인하다”며, “이제는 규제보다 전면 금지를 논의할 때”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