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유쾌한 90대 ‘셀카 할머니’ 별세에 애도 물결

조혜선 기자hs87cho@donga.com2025-06-15 19:19:00

일본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 씨. 인스타그램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셀카 할머니’로 불리던 니시모토 씨가 9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이는 생전 고인이 운영하던 인스타그램에 그의 아들이 부고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아들은 “우리 어머니는 항상 미소와 함께 창작을 즐겼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제작했다”고 추억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 어머니는 정말 축복받았다”며 “엄마의 세 번째 인생은 정말 풍요로웠다”고 했다.

일본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 씨. 인스타그램
1928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고인은 8살 때 일본으로 이주했다. 구마모토 현에 정착한 그는 미용사로 일하며 27세에 결혼한 뒤 세 자녀를 키워냈다. 평생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사진에 입문한 것은 72세라는 뒤늦은 나이였다. 70대에 접어들면서 ‘나이 든 자신도 쓰레기봉투처럼 버려져야 되는 존재로 사회에서 인식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웃음을 자아내는 셀카를 찍고 독학으로 사진 편집을 익혔다.

일본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 씨. 인스타그램
고인은 2011년에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16년에 사진집을 출간했다. 2018년에 가입한 인스타그램은 팔로워만 40만 명 이상이다. 그는 5월 올린 게시물에서 팬들에게 당분간 병원에 입원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또 이달 5일에는 벚꽃 이미지를 공유하며 “내년에 다시 벚꽃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게재했다. 하지만 이는 그가 올린 마지막 게시물이 됐다. 고인의 한 팬은 “당신의 작품은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줬다. 하늘에 벚꽃이 피길 바란다”고 남겼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