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방치해 실명”…‘이 병’ 3개월 안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어

최강주 기자2025-06-14 09:00:00

사진=Cureus 캡처.


눈 안쪽 혈관에 생긴 종양이 시신경을 눌러 실명으로 이어진 사례가 나왔다. 반면, 같은 병이라도 증상이 나타난 지 3개월 안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시력을 되찾았다.

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페락주 에포 국립병원 의료진은 국제 의학 학술지 Cureus에 ‘안와 해면정맥기형(OCVM)’ 환자 2명의 사례를 보고했다.

이 병은 눈 주위 정맥이 엉켜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악성은 아니지만, 크기가 커지면 시신경을 눌러 시력을 잃게 만든다. 주로 눈이 튀어나오거나 시야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11년간 종양 방치…결국 눈 멀어

사진=Cureus 캡처.


첫 번째 환자는 31세 남성이다. 그는 11년 전부터 눈이 조금씩 튀어나왔지만, 통증이 없어 치료하지 않았다.

최근 눈을 다치면서 통증과 부기가 심해졌고, 그제야 병원을 찾았다. 당시 남성의 시력은 빛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손상돼 있었다.

CT 촬영 결과, 시신경을 심하게 누르고 있는 큰 종양이 발견됐다. 이후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았다.

또 수술 한 달 뒤 종양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고, 남성은 현재까지 경과 관찰을 받고 있다.


 3개월 만에 병원 찾은 여성, 시력 완전히 회복

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 사례 환자는 42세 여성이다. 최근 3개월간 오른쪽 눈이 붓고, 사물이 두 겹으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CT 검사에서 종양이 확인됐고, 즉시 제거 수술을 받았다.

조직 검사 결과, OCVM으로 확진됐으며 수술 후 시력은 정상으로 회복됐다.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발 없이 건강한 상태다.

OCVM은 통증 없이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하지만 시신경이 한 번 눌려 손상되면, 잃은 시력은 되돌릴 수 없다.

의료진은 “눈이 튀어나오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있으면 CT나 MRI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OCVM은 수술로 잘 치료되지만, 방치하면 실명 위험이 크다”며 “눈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당부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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