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로또’의 비극…마약-쾌락 빠져 5년만에 사망

박태근 기자ptk@donga.com2025-06-11 1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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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공으로 일하다가 200억 원의 로또에 당첨된 호주의 20대 남성이 마약 중독에 빠져 5년 만에 쓸쓸하게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호주 일간 나이틀리와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2017년 당시 22세였던 배관공 조슈아 윈슬렛은 통장에 단 19달러(이하 호주달러/한화 약 1만6000원)만 남아 있을 때 마지막 희망을 걸고 로또 복권(파워볼)을 구입했다.
그 결과 2200만 달러(약 200억 원)에 당첨됐고, 인생이 바뀌었다.
왕따에 시달리던 조슈아는 결국 10학년(한국의 고1 수준)에 중퇴하고 생계를 위해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났다.
조슈아는 당첨 초기에는 돈을 매우 책임감 있게 관리했다. 신탁을 통해 호주와 뉴질랜드의 여러 부동산을 매입했다. 그러나 동화 같은 이야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조슈아는 곧 마약에 손을 대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주변 사람들의 간절한 만류에도 그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점차 무너져갔다.
결국 2020년 경찰이 애들레이드 자택에 급습해 코카인과 MDMA(일명 엑스터시), 총기와 탄약 등을 압수했다.

출처=SA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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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상태는 그의 몰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대저택 안은 술, 담배, 음식물 쓰레기, 마약 도구들로 가득했다. 그 한가운데에는 당첨 복권을 담은 액자가 놓여 있었다.
그는 마약 및 무기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앞으로 모범적으로 산다는 조건부로 집행유예 선처를 받았다.
판사는 “갑작스러운 부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조슈아가 쾌락 외에는 어떤 동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조슈아는 삶은 개선되지 않았다. 그는 점점 편집증과 약물 의존에 시달렸고 정신적으로 무너져갔다. 친구 중 한 명은 “이런 식으로 살다간 진짜 죽는다”고 경고했지만 조슈아는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2022년 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조슈아는 마약 과다 복용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자택에서 쓸쓸하게 숨졌다. 당시에는 그의 사망이 보도되지 않았지만, 최근 그의 측근이 언론에 증언하면서 비극적인 말로가 뒤늦게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