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韓 이어 英도…여성 등에 화풀이 ‘어깨빵’ 범죄 골치

김수연 기자2025-05-19 14:29:00

ⓒ뉴시스

일부러 어깨를 들이받는 이른바 ‘어깨빵’ 범죄가 일본과 한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나타나며 사회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혼잡한 장소에서 고의로 여성이나 노인과 부딪히며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BBC에 따르면, 지난 4일 영국 런던 동부 마일엔드 운하 인근에서 여성 인플루언서 아일라 멜렉은 ‘어깨빵’ 피해를 입었다.

멜렉은 영상을 통해 “지나갈 공간이 충분했는데도 한 남성이 일부러 부딪쳤다”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대처할 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충격에 밀려 넘어진 그는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하지만 손바닥을 다쳤다며 영상에서 상처 부위를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유사한 피해를 겪었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비슷한 유형의 범행은 일본에서 먼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2018년 한 남성이 약 30초 동안 최소 4명의 여성에게 고의로 어깨를 들이받는 영상이 SNS에 퍼졌다. 영상에는 여성의 가슴 부위를 노려 충돌하는 장면도 담겼다.

2020년에는 도쿄 지하철역에서 30대 남성이 같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나흘 동안 여성 6명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서 “처음 부딪쳤을 때의 강렬한 감각 때문에 범행을 반복하게 됐다”고 진술하며 공분을 자아냈다. 어깨빵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번지자, 일본 철도회사는 이를 ‘민폐 행위’로 규정하고 경비와 역무원 감시를 강화했다.

한국에서도 유사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4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에게 고의로 어깨를 들이받았다. 피해 여성은 그대로 넘어지며 엉덩이뼈가 골절됐고,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SCMP는 이 같은 범죄에 대해 “관계 형성에 실패한 남성들이 번화가나 기차역처럼 사람이 붐비는 곳을 찾아가 낯선 이들과 충돌하며 분노를 표출한다”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놀라거나 당황하는 사이, 가해자는 군중 속으로 사라져 추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는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이런 행위를 처벌할 법이 없어 신고해도 소용이 없다”, “그저 사회에서 실패한 남성들의 분풀이일 뿐”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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