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 원대 마크 로스코 그림, 어린이가 만져 훼손…복원 가능한가

조유경 기자polaris27@donga.com2025-04-30 15:16:00

사진출처=보이만스 판 뵈닝겐 미술관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 뵈닝겐 미술관에서 한 아이가 마크 로스코의 ‘그레이, 오렌지 온 마룬(Grey, Orange on Maroon), No. 8’를 만져 작품 표면이 훼손됐다.
1960년에 그려진 이 추상화는 높이 약 229㎝, 너비 약 259㎝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미술관의 대표 작품이기도 하다. 현재 이 작품은 미술관의 대규모 보수 공사로 인해, 수장고에 임시 전시돼 있었다. 이 수장고는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곳이라고 전해졌다.
복원 전문가들은 바니시 처리가 되지 않은 회화는 손상되기 쉬워 향후 작품 감상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 미술 복원 회사(Fine Art Restoration Company) 관리자인 소피아 맥알룬은 “로스코 그림과 같은 작품은 손상에 취약하다”며 “복잡한 현대 재료와 바니시 처리가 돼 있지 않은 점, 그리고 강렬한 단색 면의 조합은 작은 손상에도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이에 작품 감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복원 서비스 업체 플라우든 앤드 스미스(Plowden & Smith) 마케팅 매니저 조니 헬름은 “로스코는 안료, 수지, 접착제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복원이 어렵다. 보존 전문가들에게 꽤 ‘도전적인’ 작품이다”고 전했다.
로스코의 작품이 훼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영국 런던의 한 갤러리에서 20대 남성이 로스코의 1958년 작품인 ‘블랙 온 마룬’(Black on Maroon)을 고의로 손상해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작품은 복원하는 데 18개월이 걸렸고, 복원 비용이 20만 파운드(약 3억 8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미술관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여부 등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