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든 지갑 돌려준 네덜란드 노숙자…‘5000만원 돈벼락’ 맞아

이혜원 기자2024-06-28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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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지갑을 주워 경찰에 넘긴 네덜란드 노숙자 하저 알알리의 사연이 알려지자, 그를 위해 온라인 펀딩 사이트를 통한 기부금이 모였다. 암스테르담 경찰 인스타그램 캡처

네덜란드에서 현금 2000유로(약 295만 원)가 든 지갑을 주운 뒤 경찰에 신고한 노숙자에게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18개월째 노숙 생활을 하던 하저 알알리(33)는 최근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빈 병을 찾던 중 벤치 위에 놓인 지갑을 발견했다. 하저는 망설임 없이 경찰서로 향해 지갑을 건넸다.

형편이 어려운 노숙자가 지갑 주인을 찾아주려 했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하저를 돕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온라인 펀딩 사이트에 하루 만에 3만4102유로(약 5030만 원)가 모였다.

한 익명의 기부자가 750유로(약 111만 원)를 기부하는 등 총 2800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하저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지갑에 있던 돈이 하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1년 안에 주인이 돈을 찾아가지 않으면 습득한 사람에게 해당 금액이 돌아간다. 경찰은 “지갑에 신분증이나 연락처가 없어 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직함에 대한 보상으로 특별한 일을 한 지역 주민에게 수여하는 ‘실버 엄지 상’과 50유로(약 7만4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하저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하저는 “내 삶은 완전히 뒤집혔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모금된 돈으로 인생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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