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하던 男, 히잡쓰고 길 찾던 여성 향해 ‘퉤’…파리 부촌서 벌어진 테러

최재호 기자2024-04-23 09:00:00
공유하기 닫기

모로코 출신 인플루언서 파티마 사이디(왼쪽)와 사이디를 향해 침을 뱉은 현지 남성(오른쪽). 파티마 사이디 인스타그램


프랑스 파리에서 지나가던 행인이 히잡을 쓴 여성을 향해 침을 뱉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모로코 출신 인플루언서 파티마 사이디는 최근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영상을 틱톡 계정에 올렸다.

사이디는 지난 17일 파리에서 부촌으로 분류되는 파리 7구 에펠탑 근처에서 친구와 함께 휴대전화로 지도를 검색하기 위해 잠시 인도에 멈춰 섰다. 이때 조깅을 하던 한 중년 남성이 사이디의 히잡 위로 침을 뱉었다고 한다.

사이디는 “처음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고 믿기지도 않았다”며 “제 친구는 그게 정상이고 익숙한 일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정상이란 게 무슨 말이냐”고 했다.

사이디는 자신에게 침을 뱉은 남성을 따라가 “다시 한번 뱉어보라”고 따졌다. 그러자 남성은 손가락 욕을 하고 카메라를 향해 다시 침을 뱉었다. 이같은 장면은 사이디가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사이디는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가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마치 늘 하던 일인 듯 행동했다”고 전했다.

모로코 출신 인플루언서 파티마 사이디에게 침을 뱉고 욕을 하고 가는 남성. 파티마 사이디 틱톡 영상 캡처


그는 “이런 옷(히잡)을 입은 자기 손녀뻘 되는 사람에게 침을 뱉는 건 인종차별이나 이슬람 혐오에 더해 여성 혐오적 행동”이라며 “그가 남자에게는 같은 행동을 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사이디는 “저는 그나마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라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 행운”이라며 “침을 뱉은 남성이 부디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사이디는 추가 영상을 통해 해당 남성을 파리 경찰에 고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현지 매체인 일간 르파리지앵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슬람과 여성에 대한 공격을 의미하는 이 행동을 비난한다. 이는 파리를 규정짓는 관용과 개방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