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인 선물?…인도, 3조원대 러시아 ‘핵잠’ 임대 계약 최종 타결

최재호 기자2025-12-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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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4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팔람 공군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며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인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공격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임대라는 선물을 안겼다. 이로 인해 인도가 러시아에 지불해야할 비용은 3조원에 육박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통해 인도가 러시아제 SSN 임대를 위해 약 20억 달러(약 2조 9400억 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와 러시아 측은 당초 2019년 3월 임대 계약을 했지만 임대료 규모 등에 대해 이견이 지속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였다.

이번 SSN 임대 계약을 위해 인도 관리들은 지난달 러시아 조선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존에 2028년에 받기로 한 SSN은 러시아 측의 건조 연기와 프로젝트의 복잡성으로 인해 더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측이 임대하는 SSN은 10년간 인도 해군에 배치돼 자국산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노하우 축적과 승조원 훈련, 그리고 작전 개선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임대 조건에 실전 투입 항목이 제외된 만큼 직접 작전에 투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항해중인 인도의 아라한트급 전략원자력추진잠수함(SSBN). 인도해군 제공


인도 해군 2012년에도 러시아 SSN 임대

인도가 러시아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임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인도해군은 러시아제 ‘아쿨라급’ SSN ‘네르파’를 임대해 ‘INS 차크라’로 이름을 바꿔 운용하다가 2021년 러시아에 반환했다.

인도 해군은 네르파를 임대해 운용하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과 승무원 훈련 노하우를 습득했다.

하지만 러시아 기술을 들여와 건조한 전략 원자력 추진 잠수함(SSBN) ‘아라한트’는 2016년 취역 직후 승조원이 실수로 바깥쪽 해치를 개방해놓고 채 출항했다가 바닷물이 함 내 추진부로 들어오는 사고가 발생해 숙련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라한트 함은 결국 보수를 위해 10개월 간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디네시 K. 트리파티 인도 해군참모총장은 이와 관련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조만간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4년만에 인도 방문…주요 의제는 ‘국방’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국방·무역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4년 만에 뉴델리를 국빈 방문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국방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 러시아제 SSN 임대 외에도 Su-57 등 전투기와 S-500 지대공 미사일 등 러시아산 최신 무기를 구매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