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을 만들어 주는 소주란?

마시즘
마시즘2023-04-13 11: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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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내가 집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3대 판도라의 상자가 있다. 먼저는 ‘금고’(라고 쓰고 비상금 창고라고 읽는다), 둘째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엄마의 ‘냉동고’, 마지막으로 아빠의 ‘술장’이다.

아빠의 술장은 좋은 일이 있을 때 언제나 마실 수 있도록 구비해 놓는 '행복상자' 같은 것이었다.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는 술들은 비싸고 희귀한 술도, 매일 쉽게 마시는 술도 아니었다. 맛있는 술이어야 한다가 이 술장의 입장 조건이었는데, 때로는 한 제품이 여러 개 들어가기도, 때로는 여러 제품이 섞여있기도 했다.

왜 갑자기 아빠의 시크릿 한 술장 이야기냐고? 아빠에게 연락이 오고 말았거든.

"아빠, 술장이 바닥이 나고 말았다"
셀러브레이트 한 술을 찾아서
미리 말하지만 나는 술장을 바닥낸 범인이 아니다(비록 몇 번은 열어서 술을 가져가긴 했다). 다만 겨울과 봄 크고 작은 만남들로 아빠의 행복상자, 아니 술장 재고가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마시즘 6년 만에 효도를 할 기회가 내게 왔다.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의 전문가로서 아빠의 술장을 채우겠다.”

음료계의 거목(?)인 내가 골라잡기식으로 아무 술이나 채워 넣을 순 없다. 맞춤형 술을 위해 몇 가지 기준을 정했다. 평소 아버지가 흔히 마시는 술과는 달라야 하고, 실온 보관이 가능하게 도수가 높은 술이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몇 가지를 또 더하자면,

1. 가볍게 술에 대해 썰을 풀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2. 맛으로도 취향에 맞아야 한다.
3. 흔쾌히 꺼내마실 정도로 부담이 없어야 한다. (별표. 그래야 나도 마시니까.)

고민 끝에 고른 것은 바로 '소주'다. 물론 일상적으로 마시는 소주 말고, 특별하게 만든 소주 있잖아. 쌀로 증류해 정성스럽게 만든 소주는 한국 사람 입맛에 특히 달큰하고 맛있다. 심지어 요즘 소주는 도수도 높다고. 그렇게 하나를 골랐다...!
(일품진로 소주가… 43도요?)
그런데 43도... 오크... 이거 소주 맞지?
99주년을 맞이한 진로의 기념주
(블랙 앤 골드, 고급스러운 일품진로 OAK 43)
당황한 마음을 거두고 제품 이름을 말해본다. '일품진로 OAK 43'이다. 이름에 적힌 그대로 깔끔한 일품진로에 12년 동안 정성껏 목통(오크)에 숙성한 원액이 블렌딩되었고, 도수가 43%나 된다. 하이트진로에서 웬만해서는 잘 공개하지 않는 '12년 목통 숙성 원액'을 썼다고?

그렇다. 이것은 진로가 소주를 빚기 시작한 지 99주년이 되었음을 알렸다. 하이트진로가 애지중지 아껴온 ‘12년 목통 숙성 원액’을 첨가한 증류식 소주라니. 안 그래도 쌀을 증류하여 만든 소주도 손이 많이 가는 고급 소주인데, 목통에 숙성까지 시킨 원액이 함께했다. 애주가들에게는 이것이 얼마나 기념비적인 일인지 알 것이다.

당장 아빠의 술장으로...! 라고 하고 싶었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다. 어지간한 어른들의 추억의 소주 도수를 뛰어넘는 43%짜리 증류식 소주는 마시면 어떨까? 또 12년 목통 숙성 원액을 블렌딩한 일품진로는 어떤 맛을 낼까?
소주의 일품이 위스키와 다른 점
(향만 맡아도 이건 우아한 느낌이 가득하다)
일품진로 OAK 43을 잔에 따라보았다. 때로는 향만 맡아도 이 술을 어떻게 마셔야겠다고 마음가짐을 갖게 만드는데. 이 녀석의 경우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우아하고, 고상하게 취해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일품진로 특유의 은은하게 퍼지는 향긋한 향에 강렬한 도수의 향이 섞여 들어오거든.

그래서 한 입을 적셔보았다. 그런데 이게 43도라고?

입이 살짝 알싸해지는 느낌은 있지만 도저히 알코올 도수 43%라고 느낄 수 없는 부드러움이다. 단순히 강하기만 할 것 같다는 예상을 뛰어넘는 느낌이다. 목통에서 숙성된 위스키들과는 완전히 다른 술이다. 소주의 일품이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식사와 함께하는 술자리라면 역시 …)
위스키 같은 경우는 향도, 맛도 강하다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술의 향미가 강한 덕분에 음식을 함께 하기가 어렵다. 술과 함께 음식을 먹는 한국 문화에서는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일품진로 OAK 43은 맛과 향을 독주시키기보다 술자리를 만드는 술이었다. 혀가 살짝 알싸해지면서 입안은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맛있는 긴장상태가 된다. 음식을 먹으며 입안에 남는 기름기 등도 한 잔에 사라지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글자글한 매운 음식부터 깔끔한 회까지 고급스럽게 매칭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갔다. 증류식 소주 특유의 깔끔함이 있지만 마냥 투명하지 않다. 술자리를 챙기느라 소주가 놓칠 수 있는 깊이감을 12년 목통 숙성 원액이 채워주는 느낌. 마냥 깔끔하게 넘어가는 게 아니라 묵직하고 부드럽다. 이거 좀 다르게 먹어보고 싶은데?
온더락과 하이볼, 소테일을 만드는 술
(잔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개성이 또렷해집니다)
43도나 되는 고도수의 소주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얼음에 넣어 시원하게 먹으면 어떨까 싶어 잔을 들었다. 차가운 얼음이 녹으면서 뱉는 냉기와 일품진로 OAK 43의 뜨거운 알코올 향이 어울리면 민트 저리 가라 싶을 정도로 상쾌한 향이 올라온다.

얼음이 들어간 '온더락'으로 마시는 일품진로 OAK 43은 그냥 마셨을 때와는 다른 감각들이 올라온다. 쌉싸래하게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느낌을 준다. 차가운 얼음물이 섞이면서 훨씬 시원하고 깔끔해졌다. 또 살짝 맵게 느껴지는 끝향은 오히려 입안의 여운을 시원하게 만든다.
(레몬과 토닉워터의 특징이 사는 일품진로 OAK 43 하이볼)
반대로 이번에는 토닉워터와 함께 하이볼을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일품진로 OAK 43으로 만든 하이볼은 마냥 달콤한 느낌의 하이볼이 아닌 섞이는 과일즙이나 토닉워터의 새콤함을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깊고 부드러운 풍미를 지닌 일품진로 OAK 43은 오히려 섞어서 마시기에 맛있는 술이었다. 소주의 칵테일 '소테일'의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할까?

... 라고 말하면 지금 그냥 아빠한테 안 가고 내가 마시고 싶은 거 맞지?
기념일에 마시는 술에서 기념일을 만드는 술로
(술장도 마음도 가득차길)
다행히도 '일품진로 OAK 43'은 무리하지 않아도 구할 수 있다. 대형마트 기준 2만원 대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마시지 못할 비싼 술을 여럿 사느니, 누구든지 취향에 맞춰 즐길 수 있는 이 녀석을 가득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하고 비싸게 오는 행복보다, 가까이에서 언제나 특별하게 즐기는 행복이 더 좋은 게 아니겠어?

아빠나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좋은 기념일을 만들 좋은 술이 나왔다. 기념일이라서 마시는 게 아니라, 기념일을 만들어주는 그런 술이 우리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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