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100년간 뚝심있는 젤리 외길,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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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2022-11-15 14: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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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사야컴퍼니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이 안녕인사동 B1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 높은 젤리브랜드, 하리보의 곰모양젤리 ‘골드베렌’의 100주년 생일 기념전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된다.

작품과 히스토리, 미디어까지 함께 담을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인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 전시이다. 하리보가 가지고 있는 100년의 디자인 변천사와 색감은 올드&뉴, 레트로 모두 아우르고 있어 디자인 전시로서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독일에서 오는 디자인 아카이브와 상상 속의 하리보월드를 공간으로 구현하고 여기에 귀여운 젤리를 미디어로 풀어 낸 복합적인 전시로 만들고 있다.

이 전시는 2019년 여름, 하리보를 전시로 만들기 위해 독일 본사에 제안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하리보와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었던 피플리는 독일의 본이라는 지역의 세탁소에서 젤리를 만들며 시작된 하리보의 역사와 디자인에 대한 전시 기획안을 열정적으로 만들어 직접 독일을 찾아가 전달하고 설득했다.
전시 입구 /김서진 기자
하리보는 2020년 창립 100 주년을 맞이한 세계 1위 젤리 브랜드인 데 반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히스토리가 많다. 하리보 젤리는 단순 상품을 넘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피플리는 하리보의 히스토리와 디자인을 활용해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 하리보도 상품에 담긴 100 년의 철학을 전시를 통해서 보여줄 수 있다는 기획을 높이 평가해 피플리를 파트너로 선택하고 기꺼이 한국에서 첫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수많은 젤리들 /김서진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하리보 젤리가 가진 컬러풀함과 촉감, 상큼한 향, 귀여움이 가득한 디자인, 미디어로 구현되는 환상적인 하리보의 마을까지 관람객이 상상할 수 있는 하리보의 모든 귀여움을 담으려 했다. 전시 관계자는 "무엇보다 하리보가 추구하는 '아이와 어른도 모두 같이 행복해요'라는 슬로건처럼 어른들이 마음껏 뛰놀고 싶은 전시를 기획하였다"고 전했다.
야생젤리보호구역 /김서진 기자
모닥불을 쬐는 젤리들 /김서진 기자
하리보 젤리는 나무에서 태어나 숲속에서 자란다고 한다. 가지 끝에 젤리가 맺히는 나무와 야생의 젤리들이 사는 숲, 여긴 야생젤리보호구역이다. 관람객들은 신비롭고 울창한 숲속을 들여다보면 낮과 밤을 배경으로 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마치 어린 시절 상상 속 세계 같은 젤리들의 숲, 하리보가 오랜 시간 중요한 가치로 여긴 '동심'을 되새기며 이 환상적인 숲속을 탐험한다.
한스 리겔 도서관 /김서진 기자
하리보의 창립자 한스 리겔의 이름을 따 온 도서관인 '한스 리겔 도서관' 구역이다. 이곳은 브랜드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100여년간의 역사가 아카이브를 통해 펼쳐진다.
석고 모형을 만드는 모습 /김서진 기자
여러 디자인의 젤리들 /김서진 기자
하리보에는 젤리만을 디자인하는 젤리 디자인실이 별도로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골드베렌은 물론 다양한 젤리의 디자인도 함께 이루어진다. 젤리 도면 드로잉부터 석고 모형 제작까지 디자이너의 손을 통해 하얀 석고였던 젤리가 어떻게 다채로운 색상으로 탄생하는지 알 수 있다.
랜딩 히스토리 /김서진 기자
1920년 창립한 하리보는 창립자 한스 리겔의 이름과 회사가 위치한 본의 앞 글자를 따 회사 로고를 만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하리보의 로고와 비슷해지는 시기는 1960년대 이후로 필기체에서 좀 더 모던한 형태로 디자인이 바뀌었다. 1980년대 들어 각져 있던 로고의 폰트는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변했고 2015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하리보 로고가 등장했다.

한스 리겔은 어린 시절 감초 사탕 제조 기술을 배우고 1920년 집을 구매한 후 뒷마당에 첫 공장을 세운다. 1922년 탄즈베렌이라는 곰의 형태를 한 젤리를 만들었는데 이는 후에 나올 골드베렌의 초창기 모델이었다. 탄즈베렌의 대성공으로 자동차를 인수해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1925년에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초 제품을 제작하고, 감초 젤리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1945년 한스 리겔 사망 이후 두 아들인 한스 주니어와 파울에 의해 운영되었다.
하리보의 심장, 골드베렌 마스코트 /김서진 기자
골드베렌은 1922년 탄즈베렌이 처음 제작되었을 때 사용된 패키지의 노란 곰에 분홍색 리본을 단 이미지를 시초로 한다. 이 마스코트는 1960년 골드베렌이 나오면서 지금의 골드베렌과 유사하게 변했고 1979년 지금의 마스코트로 재탄생했다. 마스코트는 제작된 이후 광고에 등장했고 지면 광고 만화에 실렸다. 1980년부터는 마스코트가 골드베렌 패키지의 표지를 장식했다. 현재 골드베렌 마스코트는 그래픽 디자인 팀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디자이너들의 손에 의해 다양한 시리즈물로 탄생한다.
카탈로그 수납장 /김서진 기자
초기 하리보에서 생산한 젤리는 종이상자에 담겨 낱개로 판매되거나 틴케이스에 담겨 가정에서 보관하고 먹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종이상자에는 개당 가격이 적혀 있어 탄즈베렌이 2개에 1페니히(Pfennig, 과거 독일의 화폐단위 중 하나)에 판매되었다. 박스와 틴케이스에 담겨 나오던 젤리는 1950년대 플라스틱 케이스와 투명한 비닐봉지에 포장되어 내용물을 직접 확인하기 편해졌다.

골드베렌은 1961년 하나의 봉지에 담겨 나오면서 현재 판매되는 골드베렌 패키지의 시초가 되었다. 가운데 부분을 투명하게 해 마치 쇼윈도를 통해 곰들이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과 같은 디자인으로 변경되고 1980년 마스코트 골드베렌이 패키지에 등장하면서 지금의 골드베렌 패키지가 완성되었다.
여러 틴케이스 /김서진 기자
1930년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틴케이스. 과거에는 명화가 그려진 틴케이스가 시리즈물로 많이 나왔다. 카탈로그와 함께 보면 안의 소포장 없이 젤리가 낱개로 들어 있다. 다 먹은 뒤 가정에서 다른 것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용기 바닥에는 하리보 로고가 있어 대략 언제 제작되었는지 알 수 있지만 로고가 특정 시기에만 사용된 게 아니라 유동적으로 사용되어 정확한 시기는 알기 어렵다.
판타지아 카페 /김서진 기자
골드베렌 뮤직 /김서진 기자
골드베렌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하리보 100번가, 이곳에는 주인공 골드베렌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그레이프푸르트, 판타지아, 해피콜라 패키지로 꾸며진 가게들이 있다. 이 가게들은 모두 성황리에 운영 중인 카페, 토이스토어, 뷰티살롱, 뮤직샵 등이다. 쇼윈도 안으로 골드베렌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다.
젤리 스토어 /김서진 기자
젤리 스토어 /김서진 기자
젤리 스토어에서는 하리보에서 옛날 패키지와 현재 발매되고 있는 패키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젤리는 종이상자에 담겨 낱개로 판매되었으며 종이로 제작된 콘에 젤리를 담아 들고 다니면서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종이로 된 상자에 원하는 젤리를 담을 수 있다.
젤리 제작의 모든 것 /김서진 기자
1920년 한스 리겔은 설탕 한 포대, 대리석 판 한 개, 롤러 한 개, 구리솥 한 개로 젤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제작된 젤리는 젤라틴이 아닌 아라비아 껌을 사용해 제작했다. 1930년대에 젤리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었으며 과일 젤리의 경우 석고로 모형을 제작하고 이를 옥수수 전분으로 제작된 틀에 찍어 젤리 판을 만들었다. 이 틀에 포도당 혼합물을 넣은 뒤 굳히고 왁스로 코팅을 하게 되면 하나의 젤리가 완성된다.
해피니스 시네마 /김서진 기자
골드베렌 주연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해피니스 시네마. 오로지 하리보 본사 내부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하리보 무비를 최초 공개한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큰 젤리를 본 적은 없을 테다 /김서진 기자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을 찍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김서진 기자
신호등의 모양도 젤리 /김서진 기자
어느 곳에서나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많다. 연인이나 친구가 와도 좋겠지만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특히 많은 이유도 아이들이 귀여운 젤리에 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마지막 구역인 '골드베렌의 컬렉션'은 국내 트렌디한 현대 작가들이 표현한 하리보의 색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강준영 '우리가 선택한 기록이 사랑이 될 무렵 x haribo ' /김서진 기자
강준영 'How to be hero <2022 x haribo> /김서진 기자
집이란 다양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직조된 정신적인 공간이다. 작가는 각자의 집에서 그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가장'의 존재에 대해 질문한다. 가장은 호주와 같이 가부장 제도의 산물이 아니라 1-2인 가족부터 대가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가족 구성 속에서 가족들의 안위와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가장이라고 하는 그 위치가 힘들 수 있겠지만 'How to be hero'에서는 책임 중심의 가장이 아닌 '일상 영웅'으로서 가족과 함께 행복을 찾아 나가는 곰돌이 인형에 비유했다.

또한 달항아리를 통해 하리보 100주년을 기념하는 2022년에 태어난 전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책임을 감내할 수 있는 일상의 영웅으로 성장하길 기도한다.
이상원 'The Panoramic-haribo', 'The Park-haribo' /김서진 기자
이상원 작가의 초기 작업은 군중과 레저를 소재로 캔버스 전체를 패턴화시키는 작품이었다. 따라서 작가는 스스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기록했고 그들을 가장 평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을 찾았다. 그래서 찾은 것이 '조감법'이라 하는 새가 하늘에서 바라본 시점이다.

그 시점은 점점 지상으로 내려와 멀리 바라보는 시점으로 발전했다. 멀리서 바라본 사람들은 그들만이 지니고 있는 개성이 사라지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순간을 만든다. 작가는 그렇게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울 수 있는 시점, 순간을 그린다.

'The Panoramic-haribo'와 'The Park-haribo' 역시 바닷가와 공원에서 하리보 캐릭터들이 여가를 즐기는 풍경을 멀리서 바라본 시점으로 그렸다.
김병관 'Fest_No.1', 'Fest_No.2' /김서진 기자
제품을 홍보하는 캐릭터는 단순히 그 제품을 홍보하는 이미지를 넘어 그 시대의 트렌디한 감성을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로 확장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캐릭터는 이제 제품을 홍보하는 역할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만들어 주는 스토리 속 캐릭터로 발전한다.

김병관 작가의 '골드베렌'은 마치 우리들이 만들어 준 무대 위에서 우리들의 감성과 이야기를 연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하리보 포장지에 그려졌던 이미지로서의 '골드베렌'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현실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레코드샵에 있는 수많은 젤리들 /김서진 기자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젤리들 /김서진 기자
하리보 스토어 서울, 이 곳은 전시를 보지 않아도 입장 가능하다 /김서진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하리보 매장인 '하리보 스토어 서울'이 함께 오픈한다. 100여점이 넘는 하리보 공식 라이센스 굿즈를 준비 중이다. 특히, 전시를 위해 제작되는 한정 굿즈는 한국 전시에서만 팔 수 있도록 제한을 두어 그 희소성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하리보 젤리는 귀엽고 달콤한 애들만 있다는 생각이 사라질 정도로 무시무시한 색과 모양의 젤리들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오는 모든 모든 입장객에게는 하리보에서 젤리를 나눠 준다. 조그맣고 달달한 젤리가 어떻게 100년이라는 시간을 끊기지 않고 이어 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해답들이 이번 전시에 있다. 전시는 2022년 3월 1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