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라떼란 무엇일까? 라떼의 완성은 '질감'이야

마시즘
마시즘2022-05-0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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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일찍이 커피의 매력을 알려준 사람은 말했다. “커피는 말이야. 라떼로 시작해서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로 점점 취향이 바뀌는 거야.” 하지만 그의 말은 틀렸다. 마시즘의 커피 인생은 라떼로 시작해서 라떼로 끝나고 있다. 아니 끝난다는 말이 무색하게 세상에는 너무 맛있는 라떼가 많거든.

아메리카노가 식후에 마시는 ‘넥스트 보리차’가 되어가고 있다면, 라떼는 처음 맛보았던 친근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특히 당이 살짝 떨어지는 오후에 마시는 부드러운 라떼를 한번 제대로 느끼면 절대 빼먹을 수 없다고나 할까. 그런데 아쉬운 게 하나 있다. 맛있는 라떼도, 조금 아쉬운 라떼도 그냥 ‘라떼’로만 불린다는 것이다. 라떼는 라떼밖에 없는 거야?
(라떼계에 스타가 나타났다고?)
하지만 라떼에 스타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코카-콜라 오프너(Opener)* 마시즘이 이것을 놓칠 수 없지. 오늘은 조지아 라떼니스타에 대한 리뷰다. 라떼니스타라니 패셔니스타, 뭐 그런 건가(아니다).
라떼는 말이야,
라떼론자의 좋은 라떼 구분법
자판기 커피부터 전국 유명 카페의 시그니처 라떼까지. 라떼 외길 20년을 걷고 있는 라떼론자 마시즘은 생각했다. “좋은 라떼의 기준은 뭘까? 귀한 커피 원두를 쓰는 걸까? 화려한 라떼 아트를 만드는 걸까?” 애썼지만 둘 다 뭔가 모자란 기준인 것 같다. 마시즘이 고심 끝에 내린 라떼의 중요한 기준은 바로 ‘우유’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유의 질감.

유럽 사람들이 처음 커피를 마셨을 때 그 맛이 썼기에 우유를 섞은 게 ‘라떼’의 시초다. 커피는 향미와 쌉싸름함을, 우유는 부드러운 질감과 담백한 맛을 만든다. 만들기도 쉬우니까 이 정도면 나도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은 모든 홈카페 기구를 사서 도전한 다음 금방 무너지고 말았다.

이유는 ‘밸런스’였다. 커피가 과하면 쓴맛만 도드라졌다. 그렇다고 우유를 더 넣자니 그 순간 밍밍한 맛이 났다. 어느 한쪽으로 잘못 기울어지면 라떼의 부드러운 질감이 사라졌다. 내가 좋아하는 라떼는 크림처럼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커피와 우유의 조화가 느껴지는 맛이었는데…

이렇게 시시콜콜 말하면 네가 무슨 ‘라떼계의 고든램지’냐고 나를 비난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라떼를 마시는 만큼 보다 좋은 라떼는 찾는 것은 나의 인생 목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조지아 라떼니스타’는 내가 생각해왔던 그것. 바로 ‘우유의 질감’을 강조한 라떼였다.
부드러운데 깔끔하다,
조지아 라떼니스타 크리미 라떼
(좋은 옷을 입은 것 처럼 부드러운 질감이 돋보이는 크리미 라떼)
이걸 무슨 기분이라고 부를까? 언제나 속으로 생각해온 이상형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까? 조지아 라떼니스타(줄여서 라떼니스타)는 우유가 가지고 있는 질감을 풍부하게 살린 커피다. 패키지에 그려진 우유와 커피의 마블링에 빠져들 듯 나는 라떼니스타를 집게 되었다. 이게 과연 내가 생각하는 그 맛을 낼 수 있을까?

처음 맛본 것은 라떼니스타의 기준이 되는 듯한 ‘크리미 라떼’다. 뚜껑을 열었을 때 열자 고소한 향이 반겨준다. 이것은 베이커리를 하는 카페를 아침에 지나갈 때 나는 그런 따뜻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다. 병의 입구가 넓은 덕분에 이런 향이 풍부하게 난다.

심지어 맛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라떼들보다는 카페에서 내려준 라떼와 비교하고 싶은 맛이 난다. 특히 ‘질감’에 있어서 매력적이다. 달콤하다기보단 고소하다, 또 무겁거나 끈적하지 않고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간다.

마신 후에 느껴지는 깔끔함 역시 만족스럽다. 약간 쌉싸름한 느낌을 더욱 선호하는 라떼파에게는 너무 깔끔한 라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깔끔함 덕분에 디저트나 빵을 같이 먹으면서 마시면 더욱 맛있을 것 같다.
달콤한 추억의 맛,
조지아 라떼니스타 카라멜 라떼
(추억의 달콤함이 고급스러움을 만난 카라멜 라떼)
시작이 좋았다. 다음은 ‘조지아 라떼니스타 카라멜 라떼’다. 향미는 앞서 마셔본 크리미 라떼와 비슷한 고소함이다. 그런데 맛을 본 순간 추억의 달콤함에 빠져들었다. 이 맛은 ‘라떼를 처음 만났을 때, 카라멜 마끼아또를 처음 마셨을 때의 좋은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다. 물론 훨씬 고급스럽지만.

크리미 라떼가 달지 않고 고소함으로 승부를 보았다면, 카라멜 라떼는 말그대로 카라멜의 달콤함을 살렸다. 그냥 카라멜 라떼의 느낌이라기보다, 영화관에서 카라멜 팝콘을 마셨을 때 나는 달콤함이 느껴진다. 역시나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입안이 달착지근하게 남지 않는다. 대신 혀에 남는 달달한 카라멜의 여운이 느껴진다.

특히나 카페에서 아이스 바닐라 라떼, 즉 ‘아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좋아할 맛이다. 기본으로 시원하게 나오지만, 컵에 얼음을 넣고 따라서 마시면 어지간한 카페 아이스 바닐라 라떼만큼이나 맛있을 것 같다. 부드러운 우유 질감, 고급스러운 달콤함을 이 녀석에서 느낄 수 있다니. 라떼니스타… 괜히 스타가 아니구나.
라떼계의 스타가 되는 길
조지아 라떼니스타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라떼니스타 첫인상이 만족스러우니, 다음이 궁금하다!)
커피 초심자로 라떼를 경험하고 바로 아메리카노로 넘어가기에는 라떼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이제는 카페에서 내린 라떼만큼이나 맛있는 라떼가 가까운 편의점과 마트에도 들어왔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맛있는 라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다만 라떼를 쌉싸름함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라거나, 독특한 맛의 라떼를 찾는 이들을 위한 라떼니스타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에게나 맛있을 거 같으니 생기는 아쉬움이라고 할까? 마치 K-POP스타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듯, 다음 라떼니스타의 행보를 기대하게 되는 맛있는 데뷔다.
※ 오프너(Opener)는 코카-콜라 저니와 함께 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입니다. ‘마시즘(http://masism.kr)’은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로,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리뷰합니다. 코카-콜라 저니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