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건강, 칫솔질만으론 부족… 치실로 확실히 지키자

동아일보
동아일보2021-09-23 10: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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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건강 비결 중 하나로 올바른 치실 사용을 선정했다. 올바른 칫솔질의 중요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평소 양치를 적극적으로 하는 환자여도 치과에 내원해 구강검사를 해보면 치석이나 치태가 많은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충치의 주범인 플라크가 많이 침착돼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칫솔질만으로는 잇몸질환 예방에 한계가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치과 이정아 교수는 “치열이 매우 고르다면 양치질만으로도 관리하기가 쉽다. 하지만 완벽한 치열을 가진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양치질을 기본으로 하면서 치실도 꾸준히 사용하면 치주질환은 물론이고 잘 닦이지 않는 치아 사이에 발생하는 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대한치과보철학회 김종엽 공보이사의 도움말로 올바른 치실 사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교정장치 등 보철물에 치실 사용 필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루 세 번 양치질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횟수와 상관없이 음식물을 섭취한 후 양치질을 하고, 그 뒤에 치실을 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고기나 채소류 등 치아 사이에 잘 끼이는 음식물을 섭취했다면 반드시 치실 사용을 권장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음식물을 먹지 않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구강 내 끈적이는 침에 잔존물이 침착하게 된다는 것. 이러한 잔존물은 치아에 달라붙어 구취를 일으키고 잇몸을 붓게 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교정장치를 하고 있거나 브리지 등 오래된 보철물이 있다면 치실 사용은 필수다. 치간뿐만 아니라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공간이 생겨 칫솔모가 닿지 않는 부위가 많기 때문이다.
구강 구조상 아래턱 치아 안쪽 부위는 작은 칫솔모가 아니면 잘 닿지 않는다. 혀 아래 침샘에서도 끈적한 침이 분비되므로 단단한 치석이 금방 생기는 곳이다. 또 치실을 잘 사용하면 충치로 알려진 치아 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 충치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60% 이상이 주로 어금니 씹는 면에서 발생하는 만큼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면서 치실을 잘 사용하면 예방할 수 있다.
치아 상태 따라 맞춤형 치실 선택해야
노원을지대병원 치과 이정아 교수가 올바른 치실 사용법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교정기를 착용한 치아 모형에 치실을 끼운 모습. 노원을지대병원 제공
치실 종류도 일반형, 왁스형, 테이프형으로 다양해졌다. 일반형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얇은 실 형태의 치실이다. 왁스형은 실에 왁스를 비롯해 불소나 민트향 등의 성분이 묻어 있어 사용감은 좋지만 두께가 두꺼워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슈퍼플로스로도 불리는 테이프형은 넓고 납작한 칼국수 면과 같은 형태다. 중간에 스펀지 같은 넓은 부위가 있어 보철물이나 교정치료 중인 환자에게 권장한다.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손잡이가 달린 F자형, Y자형 치실도 있다.

무엇보다 치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확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간혹 치실로 잇몸을 누르는 게 잇몸 염증을 제거해 주는 기능이 있다고 오해하는데, 얇은 소재로 이뤄진 치실 때문에 오히려 잇몸이 찢어져 피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실을 사용할 때는 △30∼40cm 정도의 길이로 치실을 끊어준 다음 양손의 검지에 각각 감아주고 △가운데 3∼4cm 정도만 남도록 엄지와 검지로 치실을 잡고 치아 사이에 집어넣는데 △이때 강한 힘으로 밀어 넣으면 잇몸에 상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톱질을 하듯 수평 방향으로 왕복하며 조금씩 밀어 주며 △잇몸 쪽에서부터 씹는 면을 향하는 방향으로 치아 옆면을 밀어 올려 닦도록 한다. 치아 사이사이를 옮길 땐 한번 헹구거나 다른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간혹 치실을 사용하면 치아 사이가 넓어진다고 오해하는데 치실 사용만으로 치아 사이가 넓어지기는 어렵다. 치간이 넓어졌다면 오히려 치주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공보이사는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검진 및 스케일링이 중요하며, 전문의 진료를 통해 자신의 치열에 맞는 치실 및 치간칫솔 사용법 교육을 직접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