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최고의 건강 식단' 지중해식 식문화가 궁금해

핸드메이커
핸드메이커2021-03-04 13:31:41
공유하기 닫기
건강을 생각하는 긍정적인 식단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이어트란 단어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고 있는가? 다이어트란 말에는 식이요법이란 뜻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 식사란 뜻도 있다. 이것은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에서 유래한 것으로, 지중해의 경관에서부터 식단, 식사 예절에 이르기까지의 사람들이 접하는 모든 기술, 의례, 상징과 전통 등을 나타낸다.

예전 지중해 지역에서 크레타인들의 힘이 강성해졌고, 페니키아인들과 학식 있는 그리스인들이 있던 땅은 곧 식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땅'이 되었다. 지중해 지역은 사람들 간의 문화, 관습, 언어, 종교에 따른 생활 방식을 바꾸고 바뀌게 하는 곳이었다. 서로의 문화가 만나면서 사람들의 식습관 또한 부분적으로 통합되며 새로운 식문화, 즉 지중해식 식단을 만들어냈다.


지중해식 식문화의 시작
지중해식 식단의 생선 요리 /flickr
'지중해식 식문화'의 기원은 중세 시대의 식습관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한 경우다. 고대 로마에서는 빵, 와인 등을 주로 먹었지만 점점 치즈, 야채, 고기, 생선과 해산물 같은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부유층은 올리브 오일에 튀기거나 구운 생선 요리를 좋아했으며 특히 굴은 날것, 또는 튀겨 먹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나 로마의 노예층은 빵과 올리브유, 소금에 절인 생선, 약간의 고기가 전부인 가난한 음식을 먹어야 했다.

로마의 문화는 유목민들의 문화에서 유래된 게르만 민족의 음식 스타일과 만나, 사람들은 돼지를 기르며 작은 정원에서 채소를 심었다. 재배한 곡물은 빵이 아닌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 이 두 문화의 접촉은 부분적인 식문화의 통합을 만들어냈고, 지중해 식단의 핵심 요소인 빵과 올리브유, 포도주는 유럽 대륙의 지역들로 수출되었다.

빵, 올리브유, 포도주는 기독교의 중심 요소였고, 기독교적이었던 로마 제국과 게르만 제국의 식습관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식문화는 독자적으로 발달해 왔던 아랍 세계의 식문화와 또 만나게 된다.
토마토를 곁들인 지중해식 식단 /pixabay
이슬람 교도들은 사탕수수, 감귤, 시금치, 향신료 같은 재료뿐만이 아닌 높은 가격들로 인해 부유층만이 누릴 수 있었던 음식들을 유럽에 널리 퍼뜨렸고 이것은 농업의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며 다양한 종류의 콩, 감자, 토마토, 옥수수, 고추 등 새로운 식품들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토마토는 최초의 붉은 색 채소였고, 음식의 장식용으로도 쓰일 수 있었으며, 지중해 요리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지중해식 식문화는 지중해를 둘러싼 나라들의 전통적인 식습관이 여러 문화와 만난 것으로, 한 가지로 규정된 식단이 아닌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된 식단이다. 일반적으로 지중해식 식단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견과류와 많은 올리브유의 섭취, 생선과 유제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1960년대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지중해 국가의 심장질환 사망자가 미국과 북유럽의 사망자들보다 적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지중해 식단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지중해식 식단은 미국인들에게는 건강 증진과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건강 식단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 문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ited National Education, Scientific and Culture Organization)로부터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고 있다.
지중해식 식문화, 올리브유와 함께 /flickr
지중해식 식단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식생활 패턴으로 알려져 있다. 지중해식 식단 자체가 포화지방이 낮고 불포화지방산, 식이섬유도 많은 음식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지중해 식단에 올리브유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올리브유는 불포화지방, 특히 올레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올리브유의 소비는 심혈관 질환 및 뇌졸중의 위험 감소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심장학회(AHA)는 지중해식 식단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식생활 패턴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지중해식 식문화는 어렵지 않다
채소 샐러드 /unsplash
지중해식 식단에는 음식마다 칼로리가 얼만지 일일이 세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칼로리를 합하는 대신, 심장에 좋은 지방을 섭취하면 된다. 버터 대신 올리브유, 붉은 고기보다는 생선이나 가금류를 먹으면 된다.

신선한 과일도 좋고, 단 설탕이 많이 든 디저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디저트 대신 맛있는 콩과 채소를 먹는 것도 괜찮다. 견과류와 통곡물빵, 와인도 좋고 적당히만 먹으면 된다. 참고로 통곡물빵은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일반적인 흰 밀가루보다 건강에 좋다.

이 식단은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트에서 냉동식품이 가득한 통로로 갈 필요도 없고 그저 시금치와 오이, 토마토로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샐러드에 블랙 올리브, 페타 치즈 같은 고전적인 그리스의 향기가 나는 재료를 첨가해도 좋다. 관심이 있다면 그리스 말고도 스페인, 터키, 모로코 등 다른 나라의 요리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허브를 올린 지중해식 식단 /flickr
향신료도 지중해식 식단에 감칠맛을 더한다. 고수, 로즈마리, 마늘, 후추, 계피 등은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될 만큼의 많은 맛을 제공한다. 어떤 재료들은 건강 이상의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허브와 향신료는 음식의 맛을 돋우는 좋은 재료가 된다.
연어를 곁들인 지중해식 식단 /unsplash
해산물도 지중해식 식단에 꼭 필요한 음식이다. 붉은 고기를 좋아한다면 고기 대신 일주일에 두 번은 생선을 먹는 게 좋으며 신선한 참치, 연어, 송어, 고등어 등이 좋은 선택이다. 생선 구이가 몸에 좋으며 대신 생선을 튀긴 것은 피하는 게 좋다.

US News에 식품 및 영양 기고가로 활동 중인 영양사 켈리 쿱스는 "하루아침에 이런 식단으로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다"고 전한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자신이 먹는 한입, 한입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일상에서 건강을 지키는 방법, 지중해식 식문화
지중해식 식문화 /unsplash
영양, 체중 감량 전문가들로 구성된 'U.S. News & World Report'에서는 매년 최고의 건강 식단을 선정하는데, 2021년 최고의 건강 식단으로 지중해식 식문화를 선정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 위한 식이요법 식단이라기보다는, 그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단에 가깝다.

다른 유행하는 식이요법과는 달리 지중해식 식단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완전히 끊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것이나 빵에 들어 있는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높일 수 있고, 비만과 당뇨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 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으며, 심장병의 위험을 높인다. 지중해식 식단은 그런 영향을 줄여주는 음식을 선택해 섭취함으로써 자신의 몸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지중해식 식단 /unsplash
존스 홉킨스 대학의 심장병학 박사 아흐메드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대체할 수 있는 한 가지 건강한 음식을 당신의 식단에 추가하라'고 권한다. 이어 '3주 동안 그 식단을 유지하다가 두 가지를 더 변경하면 된다. 느리고 꾸준한 것이 어떤 경주에서든 이기는 법이다'고 전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단순히 좋은 것을 먹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며 교감을 나누는 것도 포함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지만 우선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TV를 끄고, 핸드폰은 다른 곳에 놔두고,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대화에 집중하며 음식을 천천히 씹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 또한 굳이 헬스장이나 체육관에 있을 필요는 없다. 지중해식 식문화의 운동은 친구나 가족과 같이 길을 걷는 것이다. 켈리 쿱스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걷거나 춤을 추거나, 자신이 즐겁게 움직이면 된다'고 밝혔다.
지중해식 식단을 굳이 새로 시작할 필요도 없다. 지중해식 식문화에 금지된 음식은 없다. 설탕을 빼야 하고, 탄수화물을 빼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버려도 좋다. 대신 자신이 하는 식사에 뭘 더 넣으면 되는지를 생각하면 된다. 과일과 채소를 더 넣을 수 있는지, 렌틸콩과 통밀빵을 지금 하는 식사에 넣어도 되는지를 말이다. 이렇듯 지중해식 식문화는 긍정적인 몸을 만드는 긍정적인 접근 방식의 중 하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