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대신 커피로 수능을 본다면 어떻게 될까? 제1회 커피능력고사

마시즘
마시즘2020-12-07 15:41:48
공유하기 닫기
한국사람에게 최악의 꿈 세 가지를 고르라면 무엇이 있을까? 귀신이 나오는 꿈, 군대에 들어가는 꿈, 그리고 수능을 다시 보는 꿈이 아닐까? 내추럴 본 쫄보(?) 마시즘은 시즌별로 시간여행을 하곤 한다. 올해 겨울은 계속 잠자리가 좋아서 안 꾸는 줄 알았는데… 수능이 늦은 거였구나.

국영수 과목 대신
커피로 수능을 본다면?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아빠의 자동차 키 찾는 소리, 수험표는 챙겼는지 컴퓨터용 사인펜은 준비했는지 묻는 엄마의 목소리. 눈물로 인사하고 교실에 들어가면 격려하는 눈빛으로 감독관들이 종이를 건네준다. 종소리가 들린다. 시…시작이다! 국어 듣기는 일단 문제부터 빠르게 파악해야지!

…? 있어야 할 국어 듣기 평가 자리에 왜 커피가 그려져 있는 거지? 한국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셔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교육과정에 ‘커피’가 들어간 건가? 음료계에서는 설민석이자, 투머치 토커인 마시즘. 꿈이지만 이거 잘하면 서울대 각 아닌가…! (아니다).

정답 : 3번 이병헌

아주 교묘한 문제였다. 맥심을 말하면서 안성기 선생님을 빼놓다니. 하지만 맥심 브랜드(동서식품)가 ‘카누’ ‘티오피’등으로 뻗어나간 것을 안다면 누구나 쉽게 맞출 수 있다. 이병헌은 칸타타(롯데칠성) 모델이잖아.

정답 : 4번 영화 ‘봄날은 간다’

커피 광고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커피가 어쩌고, 원두가 어쩌고가 아니다. 기억에 남는 커피광고는 거의 ‘사랑과 전쟁’이었다. 15초짜리 멜로영화라고 할까? 하지만 저 중에 단 한 장면 <봄날은 간다>는 커피 광고가 아니라 영화고, 커피보다는 라면이 더 유명하다. 그나저나 나오는 광고들이 대부분 2000년대 전후라는 것을 봐서 이 출제자의 나이는…

정답 : 2번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지만, 최초의 커피 산지는 아니다. 브라질은 커피 종자를 브라질 장교 ‘펠레타’가 미남계로 빼돌려(프랑스 총독 부인을 유혹했다) 자국에 심은 것이 최초다. 그야말로 브라질의 문익점!

정답 : 2번 염소

사향고양이 정도가 있었다면 고민을 했겠지만. 커피의 기원처럼 여겨지는 칼디의 전설에서 칼디는 커피 열매를 먹고 날뛰는 염소를 보고 이 열매를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후 커피는 각성제와 음료로 사용이 되기 시작했다.

정답 : 칸타타

우리가 아는 칸타타도 바흐의 ‘커피 칸타타’때문에 만들어진 이름이다. 당시 커피는 거의 ‘아이폰 새 시리즈’같은 파장을 일으키는 제품이었기에 저런 극찬사가 가능했다.

정답 : 3번 네덜란드

영국어, 네팔어, 네덜란드어, 독일어를 다 모르지만 더치커피랑 더치페이는 안다. 더치페이는 영국 사람들이 네덜란드 사람들을 비꼬면서 한 말(네덜란드 사람들은 자기 먹은 것만 계산한다!)이니까. 답은 네덜란드다.

재밌는 점은 네덜란드에는 ‘더치커피’가 없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신다. 하지만 더치커피의 유래를 보면 네덜란드가 해상의 제왕이었던 시절, 선원들이 간편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에 찬물로도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한다. 즉 ‘콜드브루’와 네덜란드가 완전히 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정답 : 3번

스타벅스 로고 속 세이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다가오기로 유명하다. 이게 밈(meme)처럼 번져서 미래에는 세이렌의 코만 박혀있는 로고가 생길지도 모른다는데. 이… 일단은 커피 글씨가 없어지고 심플해진 스타벅스 로고가 현재의 모습이다.

정답 : 4번 레베카

커피 하면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참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하지만 리베리카는 낯설다. 병충해에 강하고 환경에 적응을 잘하지만 쓴 맛, 나무 맛, 금속 맛이 난다고 해서 상품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1~2% 남짓). 4번이 레베카가 아니었다면 많이 틀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정답 : 3번 자메이카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 신이 내린 커피네, 세계 3대 커피네, 제일 비싼 커피네 할 때 꼭 언급되는 녀석이다. 블루마운틴은 자메이카 동부의 블루 산맥에서 재배되는 커피다.

과거 영국 왕실에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1962년에 자메이카가 독립을 하면서 함께 쇠락했던 커피이기도 하다. 이를 일본이 선점하고 본격적으로 관리에 들어가 희소성 있는 커피로 만든 것. 이제는 너무 유명해서 블루마운틴 느낌을 낸 ‘블루마운틴 스타일’ 커피들까지 판매되는 지경이라고.

정답 : 4번 맥심 T.O.P 트러플 에스프레소 라떼

출시된 RTD 컵커피를 모두 알고 있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 우리나라 컵커피 시장이 이렇게 커졌구나. 스타벅스에서 홍삼라떼라고? 민트라임라떼에, 버터크림… 머리가 아득해진다.

커피는 수능이 아니지만
알고 마시면 더 즐겁다
마시는 것에 시험이나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한 잔의 휴식을 즐긴 것만으로도 그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커피에 숨겨져 있는 역사나 주변 이야기를 알면 더욱 즐겁게 마실 수 있다. 커피의 장점을 더 찾거나, 하다못해 대화 주제가 될 수도 있다. 새롭고 재미있는 세계가 열린다.

만점을 맞을 줄 알았는데 원두와 RTD에서 무너졌다. 꿈에서도 역시 서울대는 힘들구나. 눈을 떠보니 마시즘이 함께하는 음료학교에서 빨리 시험문제를 내라는 독촉이 와 있었다. 아 맞다. 내 나이는 이제 학생이 아니라, 시험 출제자구나…

※ 추신 : 자, 어서 와서 풀어보세요. 문제를 풀고 나면 으른의 커피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답니다(클릭).